주말에도 '북적' 광화문…그랑서울~D타워 '구도심 상권 부활'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06.21 05:01

월 임대료도 서울 최고 수준… "르메이에르 종로, 주변 낙후상권은 손님 뺏겨 울상"

광화문 그랑서울 '식객촌' 상점가.
#회사원 강모씨(33)는 지난 18일 토요일 낮에 광화문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갖기로 했다. 최근 이태원, 강남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색 레스토랑들이 상당수 문을 연 데다 주말에는 조용하게 모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D타워의 한 유명 디저트 카페에 도착한 강씨는 깜짝 놀랐다. 카페는 빈자리 없이 빼곡히 들어찼고 20~30분씩 대기 중인 사람들로 가게 앞도 북새통을 이뤘다. 건물 내 다른 카페와 레스토랑도 사정은 마찬가지.

강씨는 인근 빌딩 커피숍 몇 군데를 더 헤매다 어렵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직장이 근처라 평일 점심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주말에 이 정도로 붐빌 줄은 몰랐다"며 "가격이 결코 싼 편이 아닌데 놀랍다"고 말했다.

서울 종각부터 광화문까지 대형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구도심 상권이 부활하고 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유명식당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주요 빌딩 지하가 지하철 역사로 뚫리면서 '넥타이 부대'가 사라진 주말에도 20~40대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주말에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각종 할인 등 이벤트를 벌이던 식당이 적잖았던 일대 상권은 유동인구가 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임대료도 빌딩 준공 이후 서울 시내 최고 수준을 줄곧 유지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일 빌딩정보업체 리맥스와이드파트너스가 올 2분기(4~6월) 서울 오피스 빌딩의 월 임대료(명목 기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랑서울이 3.3㎡당 14만2100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권에서 가장 비싼 강남파이낸스와 삼성 서초사옥(각 3.3㎡당 10만5000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인근 더케이트윈타워는 3.3㎡당 13만1127원, D타워는 3.3㎡당 12만7000원으로 임대료 전체 5위권 안에 들었다. 이들 빌딩은 준공 이후 임대료가 계속해서 상승하며 순위권 내에 머물러 있다.


장진택 리맥스와이드파트너스 이사는 "종각 일대 대형 빌딩들은 준공된 지 얼마 안돼 아직 임차인 회전은 별로 없는 상태"라며 "서울 최고급 빌딩이라는 명성에 더구나 지하보도 편의시설까지 추가로 들어서면 상권 활성화는 물론 임대료 강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때 종각역 일대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자랑하던 르메이에르 종로 상권은 그랑서울, 타워8, D타워 등에 밀려 옛 명성을 잃었다. 최근 지하공간 연결에서도 제외된 르메이에르 종로 지하상가들은 상당수가 문을 닫은 상태다.

종로구 청진동의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광화문 일대는 직장인들이 많아 평일 낮은 장사가 잘되지만 경기가 어려워 저녁은 예전 같지 않다"며 "르메이에르 종로는 특히 식객촌 등 주변 신규 상권이 잘되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고 귀띔했다.

빌딩 주변도 경기침체에다 대형 빌딩 상권에 수요를 빼앗긴 영향으로 임대료 상승세가 주춤하다. 부동산114가 종로 지역에서 매물로 나온 상가의 월 임대료를 취합한 결과, 3.3㎡당 임대료(보증금 제외)가 지난해 4분기 11만6193원에서 올 1분기 10만5534원으로 다소 내렸다.

장 이사는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면 주변부가 같이 효과를 누리기보다는 기존 상권이 고객을 빼앗기는 일종의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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