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년 전 오늘… 佛평민들, '불평등한 사회체계'에 맞서다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 2016.06.20 05:45

[역사 속 오늘]프랑스 혁명의 시발점 '테니스코트의 서약'

1789년 6월 20일 베르사유 궁전 인근의 실내 테니스코트에 모여 서약을 낭독하고 있는 제3신분 대표들을 그린 자크 다비드 작품/출처=위키피디아.


18세기 말 미국이 영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이자 프랑스는 국가 재정 파탄속에서도 미국을 전력으로 지원한다. 루이 16세는 오히려 국가 재정 위기를 경고한 재무대신을 해임시킨다.

재정 파국을 돌파하기 위해 루이 16세는 그동안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제1신분인 카톨릭 성직자와 제2신분인 귀족들에게도 과세를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파리 고등법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루이 16세는 1789년 5월5일 새로운 세금을 만들기 위해 제1신분, 제2신분, 평민인 '제3신분' 대표자가 모두 모이는 삼부회를 175년만에 소집했다. 삼부회란 일종의 '국민 대토론회'였지만 중세 신분제 의회의 형식을 따온 탓에 개회 초부터 제3신분 의원과 특권층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루이 16세는 삼부회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세금 인상을 통과시킬 심산이었지만 제3신분 대표자들은 성직자·귀족과의 불평등을 보고만 있진 않았다. 소수의 성직자와 귀족들이 농지의 4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아 가난한 평민의 세금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삼부회는 본안을 심의하기 전부터 심의와 의결 형식, 표결권을 둘러싸고 분란이 발생했다. 특히 신분별로 별도 회합을 가지면서 파행을 겪게 된다. 이에 프랑스 정치학자 시에예스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삼부회로부터 제3신분이 이탈해 별도의 국민 대의 기구를 형성할 것을 제안한다.

제3신분 의원들은 단독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민의회'(National Assembly)라는 명칭을 내세워 영국식 국회를 만들 것으로 결의하고 이를 발표한다. 국민의회에 일부 진보 성향의 성직자들과 귀족들이 합세하자 위협을 느낀 루이 16세는 한밤중에 제3신분 회의장을 폐쇄하기에 이른다.

제3신분 의원들이 자진해산하거나 삼부회로 복귀할 것을 원했던 루이 16세의 기대와는 달리 227년 전 오늘(1978년 6월 20일) 국민회의는 베르사유 궁전 인근 실내 테니스코트로 옮겨가 "우리는 헌법을 제정하고 사회 질서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결코 해산하지 않는다"라고 발표한다. 프랑스 혁명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테니스코트의 서약'이다.

성직자 대다수와 일부 귀족이 국민의회에 추가로 합류하자, 국왕도 마지못해 삼부회 합동회의에 동의한다. 이후 국왕과 궁정 귀족들은 국민의회를 해산하기 위해 기회를 엿봤지만, 치솟는 빵값과 불안한 정세에 분노한 파리 시민들이 같은 해 7월14일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하며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이를 계기로 권력은 제3신분에게 넘어왔고 국민의회는 프랑스 의회의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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