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주' 이름 새겨진 청동접시, 경주 황룡사 우물서 최초 발견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6.16 10:05

문화재청·신라문화유산연구원, 경북 경주시 황룡사에서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 적힌 접시 출토

경주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 내 우물에서 발견된 촌주(村主, 신라의 말단 행정관직)의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 오른쪽은 청동접시에 적힌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는 명문이다. /사진제공=문화재청
경주 황룡사 인근에서 촌주(村主, 신라의 말단 행정관직)의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됐다. 촌주의 이름이 새겨진 자료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청의 허가를 받아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경북 경주시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에서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는 촌주의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 접시는 통일신라 말기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룡사 서남쪽 경계부 우물 안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청동접시는 제사 때 사용한 토기 등과 함께 묻혔던 것으로 보아 황룡사의 의례행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물 내부에서는 편평하고 납작한 '편병'같은 토기류, 중국백자편, 평기와, 청동제 손칼 등도 함께 출토됐다.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밤, 복숭아, 잣 등의 씨앗껍질과 생선뼈 등도 함께 발견됐다.

경북 경주시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 /사진제공=문화재청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신라 시대 도로, 배수로 등의 도시시설과 황룡사의 대지 축조방법을 알 수 있는 자료도 확인됐다. 황룡사와 동궁 간 연결되는 동서도로와 황룡사 동쪽에서 분황사로 연결되는 남북도로가 확인된 것이다.


신라인들은 도로면에는 20∼30cm 정도의 굵은 돌을 깔아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잔자갈을 깔아 노면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의 한쪽에는 너비 100cm, 깊이 40~100cm의 배수로를 설치하였으며 그 이후에는 배수로를 메워 도로를 확장하여 사용하기도 했다.

황룡사는 553년(진흥왕 14) 창건된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로, 신라왕경 핵심권역에 해당된다. 이번 조사는 일부 지역에 한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도로나 광장 등 해당 지역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나, 앞으로 단계별 조사를 통해 전체 윤곽이 확인될 것으로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황룡사의 대지가 습지를 매립해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배수 처리를 위해 바닥에는 굵은 돌을 깔고 일정한 간격으로 자갈층을 반복해 다져 놓는 등 훌륭한 토목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라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17일 오후 2시 개최되는 발굴현장 설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070-4350-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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