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격호, 30억 넣어둔 비밀금고 '기억' 못했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6.06.15 03:30

신격호 측 "신동빈이 임명한 비서실장이 관리하다 인계 안해…비밀번호도 몰라 은닉 불가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직접 관리를 시도한 지난해 10월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선호 산사스 회장, 오른쪽 두 번째는 SDJ코퍼레이션 민유성 고문. /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비밀금고'에서 현금 30여억원과 금전출납부를 발견한 가운데 정작 신 총괄회장은 금고와 관련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 측 관계자는 14일 "2013년 12월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기억력이 급격히 쇠퇴했다"며 "신 총괄회장은 금고 비밀번호나 내용물 등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해 금고를 발견했으나 개봉 결과 금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검찰은 이후 롯데 오너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정책본부 비서실 소속 이일민 전무를 소환해 그의 처제가 살고 있는 서울 양천구 집에서 금고 안에 들어있던 현금과 장부를 압수했다.

신 총괄회장은 물론 지난해 10월부터 집무실을 인계받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금고 내부 내용물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신 전부회장은 이 전무에게 금고를 비롯해 신 총괄회장의 자금관리 기록을 인계하라고 요구했다.

신 전부회장 측 관계자는 "이 전무는 우리 요청에 곧 답을 주겠다고 했다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신청이 제기돼 인계할 수 없다며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무는 2008년부터 신동빈 회장을 보좌한 '신동빈 사람'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초부터 신 총괄회장 비서로 자리를 옮겼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지난해 8월 김성회 당시 신 총괄회장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10월19일 이 전무를 해임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나를 회장직에서 해임했는데 그가 임명한 당신을 계속 기용할 수 없다"며 "그동안 수고 많았지만 오늘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말했다.

신 전부회장 측의 금고 인계 요구는 롯데그룹 수뇌부도 알고 있었다. 당시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신 전부회장이 금고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의무)가 있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 측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금고를 은닉했다는 의혹에 대해 "비밀번호도 기억을 못하는데 어떻게 은닉할 수 있겠냐"며 "신 총괄회장이 은닉했다면 이 전무에게 금고 인계 요청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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