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보유 종목 수에 대한 고민

머니투데이 김유선 한화자산운용 퀀트운용팀 부장 | 2016.06.14 10:10

[머니디렉터]김유선 한화자산운용 퀀트운용팀 부장

최근 주변의 개인투자자 한 분이 투자회사의 주식 투자 추천을 받았는데 종목수가 20종목이 넘는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를 접했습니다. 추천하는 종목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게 여러 종목을 추천한 것 아니냐는 말이었습니다. 만약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그렇게 여러 종목을 추천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가장 성과가 좋을 종목을 추천드리거나 투자를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결국 투자의 위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을 적절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이 펀드매니저가 펀드를 운용할 때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과거 제가 처음 펀드 운용을 배울 때 그 당시 저의 팀장님이 해주신 이야기는 지금까지 저에게 큰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는 단순히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관리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매니저다'라는 그 당시 팀장님의 조언은 펀드 매니저의 역할이 최종 결과적으로 고객의 부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만 아니라 투자의 중간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도 함께 해야 하는 관리자로서의 책임도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항상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투자를 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이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는 주된 방식이 바로 분산투자입니다. 분산투자를 통해 우리는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투자기업의 예상되는 평균수익률을 유지하면서 리스크는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오르는데 유리한 기업과 불리한 기업에 함께 투자하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을 예로 들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투자에 있어서 분산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은 학계의 이론이나 투자 실무에 있어서도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분산투자가 적정하느냐에 대해서는 조금씩 의견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많은 수의 주식에 대해 투자를 하게 될 경우에 필요한 투자금액도 커져야 하는 문제가 있고, 포트폴리오의 관리와 매매관련 비용도 상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소수의 기업들에 집중투자 방식의 직접 투자나 비슷한 성격의 액티브펀드에 투자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투자에 있어서는 개별 기업들 고유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를 해야 함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상황에서는 더더욱 분산투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처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액티브펀드가 주식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올해 들어 펀드유형별 성과를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펀드평가기관인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13일 기준가 기준으로 연초대비로 액티브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일반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0.56%로 코스피200인덱스 유형 수익률인 3.42%에 비해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낮다고 볼 수 있는 인덱스 펀드가 수익률까지 우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 미국의 주식형 펀드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보유 종목 수의 중위수는 60~70개 수준을 기록했으며 펀드들의 보유 종목 수는 펀드의 규모, 투자대상 기업의 규모, 현금보유 수준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투자전문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펀드매니저들의 경우에도 그들의 포트폴리오의 보유 주식 수를 결정할 때 다양한 환경과 투자스타일에 따라 다른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앞서 오늘 말씀드린 주제의 시작은 적정 보유 종목 수에 대한 고민이었지만 보유 종목 수 자체만으로는 그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에 관련된 기업만으로 100개 종목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산업에 분산해서 30개 종목을 투자하는 포트폴리오가 훨씬 높은 분산투자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보유 종목 수를 확장하는데 있어서 분산투자 효과를 고려함과 동시에 확장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능력과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이러한 분산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통해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징역 3년 이상 나올 듯…바로 합의했으면 벌금형"
  2. 2 "의대 증원 반대" 100일 넘게 보이콧 하다…'의사 철옹성'에 금갔다
  3. 3 반격 나선 유영재, 전관 변호사 선임…선우은숙 측 "상상도 못해"
  4. 4 김호중 구치소 식단 어떻길래…"군대보다 잘 나오네" 부글부글
  5. 5 유흥업소에 갇혀 성착취 당한 13세 소녀들... 2024년 서울서 벌어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