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87억 적게 써낸 롯데, 2.4점차로 사업권 따냈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16.06.14 04:40

롯데쇼핑컨소시엄 '동탄2백화점사업' 선정의혹 가중, LH 입김 작용했나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 오너 일가의 거액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에서 검찰 수사관이 압수수색 물품 박스를 들고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롯데쇼핑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동탄2신도시 백화점 공모사업 과정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4월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이 프로젝트는 SRT 동탄역 주변에 아파트와 백화점 등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롯데쇼핑컨소시엄, 현대백화점컨소시엄, STS개발컨소시엄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롯데측이 입찰가로 3557억원을 써냈고 현대측은 이보다 587억원 많은 4144억원을 제시했지만 총점에서 롯데가 952.2점, 현대가 949.8점을 획득해 2.4점의 근소한 차이로 롯데가 선정됐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열린 LH 국정감사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 등이 의혹을 제기하는 등 LH가 롯데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LH 입김 작용했나, 당시 무슨 일이··· = 13일 이찬열 의원실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4월 8일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복합 환승시설 중심앵커블록'에 대한 민간사업자를 공모했다.

7월 21일 사업제출서를 마감한 결과 3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고 LH는 이틀 뒤인 23일 오후 6시쯤 롯데쇼핑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사업계획평가 600점, 가격평가 400점, 가산점 20점을 더한 1020점 만점인데 롯데쇼핑컨소시엄이 952.2점으로 1위, 현대백화점컨소시엄이 949.8점으로 2위, STS개발컨소시엄이 915.2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의혹의 핵심은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는 LH가 587억원을 포기할 만큼 롯데측의 사업계획서가 우수한 것이냐는 것이다.


당시 심사에서 현대백화점컨소시엄은 가격평가 점수에서 400점으로 1위를 했지만 사업계획평가에서 529.8점을 획득, 3개 컨소시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1위는 570.8점의 롯데쇼핑컨소시엄, 2위는 542.4점의 STS개발컨소시엄이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이재영 당시 LH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단순한 가격만이 목적이 아니었다"면서 "도시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그동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에서 겪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주상복합건물과 쇼핑몰 등을 짓는 만큼 가격보다는 도시계획 여건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당사업의 규모나 형태로 볼 때 가격부분이 가장 우선시돼야 할 항목으로 보인다"면서 "컨소시엄 구성으로 볼 때 롯데쇼핑이나 현대백화점 모두 굴지의 업체들인 만큼 공정하게 평가가 이뤄졌다면 개발계획 부분의 배점 차는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의의원 선정 과정 등에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심사 직전에 심의의원 가운데 1명이 불참의사를 밝혀 LH 직원이 최종 심의에 참여했는데, 이 직원이 심사위원 중 가장 높은 편차(28점)로 롯데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컨소시엄이 동탄2신도시 백화점부지사업에 당선된 것을 두고 많은 말들이 나왔었다"면서 "탈락한 컨소시엄 업체들도 이 문제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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