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더 안타까운 건 카카오가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 않고 있고, 오히려 그것에 만족하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카카오 택시'에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드라이버'를 봐도 그렇다. 카카오는 O2O(온&오프 연계사업)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며 대리운전과 지하철앱을 내놓은데 이어 미용실, 가사도우미, 주차 등에 대해서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추세라면 '카카오 짜장', '카카오 떡뽁이','카카오 커피'까지 나올 것이란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다양한 분야의 O2O시장을 열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내겠다는 카카오의 전략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한국 IT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가 이런 식의 문어발 확장을 한다는 게 씁쓸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문제를 다시 꺼내려는 게 아니다. 이보다는 더 본질적으로 카카오가 지금 추진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IT와 은행의 새로운 결합이라는 카카오은행도 그렇다. 아직 출범하지 않아 구체적인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금융을 오래 출입한 기자가 보기에는 크게 와 닿는게 없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우물안 개구리 산업인 은행업과 IT가 결합해 '그저 그런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공짜로 카톡을 쓰면서, IT전문가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삐딱하게만 보냐고 카카오 측에서 말할 지도 모르겠다. 이유는 카카오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한국 IT의 미래도 밝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 기자가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대통령의 해외순방 취재로 세계 여러나라를 다녀봐도, 2013년부터 2년간 뉴욕특파원을 할 때도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칭송하는 외국 전문가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당국자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IT강국 코리아"를 말하지만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휴대폰과 네이버의 라인 정도만 인식할 뿐이다. '인터넷 속도 1위'와 '카톡'에 취한 우리가 'IT강국'이라고 착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의 '알파고'나 '가상현실' 선점에 집중하는 페이스북까지는 아니더라도 카카오가 글로벌과 미래를 향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줬으면 한다. O2O 영역 확대로 일단 방향을 정했다면 국내 선점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글로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골목상권 논란을 딛고 국내에서 1등을 한 후 세계로 뻗어나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이 글로벌에선 다른 IT기업이 그 자리를 선점할 것이다. 30대 젊은 CEO(최고경영자)로 조직을 새로 꾸렸다면 카카오의 도전은 새로워야 하고, 세계를 향한 도전이어야 한다.
카톡이 처음 나왔을 때 알림 소리는 신선하고 정겨웠다. 카카오가 한국 IT 대표 주자답게 세계 곳곳에서 그 알람 소리를 다시 울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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