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오늘…'희대의 연쇄 살인마' 사형 확정되다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 2016.06.09 05:52

[역사 속 오늘] 대법원, 20명 살해한 유영철에 사형 판결

연쇄 살인범 유영철./사진=뉴시스


2004년 7월14일, 경찰에 한 통의 전화가 온다. 그해 3월부터 4개월 동안 특정 손님의 전화를 받고 나간 출장마사지사가 줄줄이 사라지는 것을 이상히 여긴 한 보도방 업주의 제보였다.

경찰은 "출장마사지 여성을 요청하는 그 손님의 전화가 왔다"는 업주의 제보를 한 차례 더 받고 출장마사지사와 손님이 만나기로 약속한 현장에 출동해 한 남성을 긴급체포한다. 미제사건으로 묻힐 수 있었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체포되는 순간이었다.

수사 결과에서 밝혀진 유영철의 범행 수법은 당시 사회를 놀라게 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망치나 칼을 범행도구로 삼고, 증거인멸을 위해 방화·사체 훼손에 거리낌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3년 9월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모 대학 명예교수 부부를 첫 번째 희생양으로 삼은 뒤 같은 해 11월 중순까지 강남구 삼성동, 종로구 혜화동 일대 부유층 주택가를 돌며 9명을 둔기로 잔혹하게 살해했다. 삼성동·혜화동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족적이 비슷한 것을 확인한 경찰은 연쇄범죄로 추정한다.


유영철은 2004년 3월부터 그해 7월13일까진 마포구 노고산동 한 오피스텔에서 총 여성 11명을 살해해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경찰에 붙잡힌 그는 2000년 전주교도소에서 이혼은 통보받은 후 살인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평소 지니고 있던 부유층에 대한 불만과 여성에 대한 미움이 연쇄살인의 강력한 동기로 번진 것.

유영철은 체포 당시 현장검증에서 26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기소 후 20명에 대한 살인범죄만 인정됐다. 그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PCL-R)에서 40점 만점에 34점을 받으면서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사이코패스'로 진단됐다.

결국 11년 전 오늘(2005년 6월9일) 대법원은 유영철에게 자신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노인과 여성 등 20명을 잔혹히 살해한 죄질이 무겁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사형은 현재까지 집행되지 않고 있다.

2008년엔 유영철의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한 영화 '추격자'가 개봉되면서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잡지 '라이프'는 그해 8월 유영철을 20세기 대표 연쇄 살인자 30인의 한 사람으로 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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