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전사 형 묘비 찾은 캐나다인, 현대차 딜러 정성에 '눈물'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6.06.07 14:32

2012년 캐나다 현대차 딜러였던 신상묵씨, 한국전쟁 참전해 형 잃은 캐나다인에 묘비 찾아줘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캐나다 국적 연합군 장병의 동생이 현대자동차 딜러였던 한국인 교민의 도움으로 60년 만에 친형의 묘비를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 현대차그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지난 5~6일 '6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참전용사'라는 글이 올라왔다.

캐나다인인 도널드 엘리엇씨가 2012년 캐나다 현대차 미시소거 딜러점의 딜러였던 신상묵씨(34)의 도움으로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친형 고(故) 로이 더글러스 엘리엇(R.D.Elliott)씨의 묘비를 찾게 됐다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 블로그에 따르면, 신씨가 노신사인 엘리엇씨를 처음 만난 건 2012년 11월. 차를 사기 위해 현대차 매장을 찾은 엘리엇씨는 신씨에게 "혹시 한국인인가요? 제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큰 형이 있어요"라고 어렵게 입을 뗐다. 그는 "벌써 60년 전 얘기인데 그 때 큰 형은 20살이었어요. 전사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형편 탓에 한국땅에 있는 묘지도 찾지 못했어요"라고 했다.


부산유엔군묘역에 있는 로이 더글라스 엘리엇씨 모역/사진제공=현대차그룹 블로그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신씨는 곧바로 노신사에게서 들은 이름으로 한국에 있는 묘비를 찾기 시작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참전용사묘지 사이트 등 인터넷을 샅샅이 훑었지만 쉽지 않았다. 엘리엇씨가 주문한 차를 가지고 오기로 한 날 신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산 유엔군묘지사이트를 뒤지다 드디어 '로이 더글러스 엘리엇'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부랴부랴 웹사이트에 올라온 묘비 사진을 현상해 액자에 담아 건넸다. 신씨는 펑펑 울면서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는 엘리엇씨에게 "형님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며 되레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엘리엇씨의 사연은 당시 신씨가 페이스북에 "보람된 일을 했다"며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엘리엇씨는 2013년 6월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형의 묘비를 직접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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