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신 이사장 의혹과 관련, 별다른 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입점 로비 의혹이 롯데의 문제라기 보다는 (신 이사장)개인 문제지만 롯데면세점이 거론되고 있는데 신 회장이 언급하면 그룹이 연계됐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은 꽤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롯데그룹 개혁 일환으로 '가족의 경영 참여 분리'를 앞세운 마당에 신 이사장 비리 의혹이 불거져 '핏줄과 원칙'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과 재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신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신 이사장의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배제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혐의가 확정되면 신 이사장을 계열사 등기 임원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롯데리아, 롯데재단 등 8개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신 이사장은 경영권 분쟁 초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에 힘을 실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신 회장과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면서 계열사 등기임원직을 유지했다. 호텔롯데의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은 임기 만료로 등기임원에서 배제됐지만 신 이사장은 재신임을 받아 건재를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신 이사장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이른 시일 안에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으로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차단' 차원에서 신 회장이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신 이사장이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등에서 신 이사장의 입김을 몰아내고 투명경영을 이뤄낼 지도 관심이다. 신 이사장 아들 장모씨가 100% 지분을 가진 비엔에프 통상은 해외 유력 명품을 롯데면세점에 공급해 덩치를 키웠고, 정운호 네이쳐리버블릭 대표의 신 이사장에 대한 자금 창구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과 자녀가 100% 지분을 가진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도 롯데그룹에는 부담이다. 이 업체는 신 이사장이 55%의 지분을 보유해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돼 있다. 부동산임대업이 주목적인데, 비앤에프통상이 운영하는 명품 스파매장 'SK-II 부띠끄 스파'가 입점한 건물을 운영한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3월말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해당 건물을 195억원(자산 총액의 91.2%)에 매각해 의문을 자아낸다. 자본금 5억원으로 2010년 설립한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이 건물을 구입한 과정도 석연치 않다. 200억원을 1% 이자로 '개인'에게 빌려 건물을 구입했고, 비엔에프통상이 고급 부띠끄 스파를 운영했다.
개인이 200억원이라는 금액을 '무상원조' 수준의 이자만 받고 자금을 대준 이유가 모호한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로 분류돼 있다는 점은 투명경영을 강조하는 신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신 이사장과 고리를 떨쳐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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