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갤러리] 데칼코마니가 만든 '예상치 못한 의미'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6.06.07 09:16

<14> 김한기 '우연한 조우'(2015)

편집자주 | 미술시장 사각지대에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주고 온·오프라인에서 관람객에게 다앙한 미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트1'과 함께 국내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림에 딸린 글은 작가가 그림을 직접 소개하는 '작가 노트'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손안의' 혹은 '책상 위'의 갤러리에서 한편의 그림을 감상하고 여유롭게 시작해보자.

우리는 이 넒은 세상을 살면서 긴 시간동안 많은 사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물들에게 공동체가 부여하는 각각의 이름을 지어주고 기능을 부여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사물을 사용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특별한 추억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렇게 특별한 추억을 부여받은 사물은 그 본연의 기능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선다. 그래서 나의 작품에 나타나는 자동차에 얽힌 추억 혹은 도자기에 얽힌 추억, 불상에 얽힌 추억들은 보는 사람마다 각각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게 된다.

'우연한 조우' 연작에서도 사물에 부여받은 추억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 그리고 그 사물들을 데칼코마니처럼 물감을 섞어 찍어내어 하나의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듯 대칭적으로 표현한다. 즉, 물감을 묻힌 종이를 접으면 색들이 섞여 어떠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림이 나오듯이 사물에 얽힌 이름들, 추억들, 기능들 한 대 묶어 예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작품은 이처럼 우리들의 각각의 감정이 묻어 있는 사물을 엮어 새로운 감정들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관람자에게 작품을 보고 의도한 감정을 느끼고 의미를 부여 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알려주고 싶지는 않다. 작품을 통하여 관람자 자신의 감정의 방으로 들어가는 큰 문을 열수 있는 열쇠를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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