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화장품 눈독 들이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16.06.07 06:00

루트로닉·원텍·하이로닉 등 잇단 화장품 진출…시술→후처리 '영역 확장'

#피부과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은 병·의원 전용 화장품 브랜드 '라셈드'(Lasemd)를 출시, 업계 공급에 나섰다. 엠플 형태의 라셈드는 입자를 작게 만들어 피부 진피까지 빠르게 흡수되도록 구현했다. 국내 한 중소기업과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루트로닉이 의료기기를 공급한 병·의원에 주로 공급된다.

의료기기 시술을 통해 표피를 제거하고 진피로 가는 길을 열어준 후 라셈드를 적용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형태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엠플에 이어 마스크팩(크림팩) 등으로 화장품 제품군을 확대했다"며 "의료기기에 화장품을 추가해 피부과 토털솔루션을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업체들이 화장품 분야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추진하는 화장품 영역은 '코스메슈티컬' 분야다.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은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치료를 위해 판매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더마'(derma)와 기능성화장품으로도 불리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연간 15%가량 성장세를 보인다. 이는 일반 화장품 시장이 매년 약 4% 성장하는 것과 비교된다. 의료기기 업체들은 시술에 이어 '후처리'에 속하는 코스메슈티컬 분야에도 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루트로닉이 공급하는 코스메슈티컬 제품 '라셈드'

원텍은 자회사 원메디코를 통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클라비안'(Clabiane)을 생산, 공급한다. 원텍이 의료기기를 공급한 병·의원에 원메디코가 클라비안을 납품하는 형태다.

피부재생 등 기능을 하는 클라비안은 내수시장에 이어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로부터 총 12개 인증도 받았다. 원텍 관계자는 "의료기기 시술을 하면 레이저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지고 뜨거워질 수 있다"며 "시술 후 손상된 피부를 재생·보습하는 등에 화장품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로닉 역시 의료기기 외에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닥터백'(Dr.100)을 운영 중이다. '피부과 전문의 100명의 자문을 받았다'는 의미의 닥터백은 주름 개선과 미백 효과 등 기능을 한다. 닥터백은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반대 경우도 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화장품에서 의료기기로 영역을 확대한 사례다. 코스메슈티컬에 주력해온 이 회사는 여드름 등을 유발하는 피지선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의료기기 '아그네스'(Agnes)를 지난해 출시, 내수시장에 이어 유럽 등 수출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시술 후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켜주는 후처리 용도로 쓰인다"며 "의료기기와 함께 화장품을 공급하면서 피부과와 관련한 토털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원메디코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클라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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