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기다려도 인가못받는 韓보험사, 진입장벽 없는 中보험사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6.06.01 04:48

ING생명도 중국자본 넘어갈 가능성..국내 보험사 역차별 논란 거세

"한국 금융사 인수자금으로 계좌에 10조원이 확보돼 있다."-안방보험
"중국지점 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1년이 넘게 걸린다."-국내 보험사

ING생명 인수전에 교보생명이 사실상 중도탈락하면서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ING생명도 중국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자본은 한국 진출에 진입 장벽이 없어 파죽지세로 국내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는 반면 국내 보험사는 중국 진출 시 지분보유 제한 등 갖가지 규제가 적용돼 역차별 논란이 거세다.


31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지난 2014년 11월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보감회)에 중국 상하이 지점 설립 인가를 신청했지만 1년6개월이 지나도록 인가를 받지 못했다. 중국 보감회는 지난해 5월 코리안리에 추가적인 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코리안리는 올해 안에 상하이 지점 설립을 목표로, 연초 인프라 구축을 위해 6명의 직원을 파견했다. 코리안리의 해외 매출액 중 중국 시장의 비중은 23%나 돼 현지 네크워크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이 올해 안에 인가를 내주지 않으면 이런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코리안리 뿐 아니라 다른 보험사들도 중국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으려면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보유지분 제한 등 갖가지 제약도 받는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생명보험사가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때는 지분 50%를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규제는 명문화되지 않았다 뿐이지 지난 2005년 삼성생명이 중국에 진출할 때부터 적용됐다.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생보사는 현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2곳 뿐인데 이들 보험사의 지분율은 각각 30%, 50% 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생명은 보유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확보하는 길이 막히자 지난해 지분을 50%에서 30%로 줄여버렸다.



반면 중국 자본의 국내 보험사 인수에는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의 경우 국내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이 중국 금융당국의 승인보다 2개월 더 빨리 날 정도로 국내 금융시장은 중국자본에 빗장이 풀려 있다.

중국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에 이어 올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는 등 국내에서 거침없는 M&A 행보를 보였다. 안방보험이 국내 금융사 인수 자금으로 미리 확보한 자금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추가적인 국내 보험사 인수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매물로 나온 ING생명은 교보생명이 사실상 중도 탈락함에 따라 안방보험을 비롯한 차이나라이프생명, 타이핑생명, 핑안보험 등 중국 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ING생명의 점유율 총합은 매출액 기준으로 9.2%로 10%에 가까워 생보사 빅3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국내 보험사에 눈독을 들이면서 국내 생명보험 시장에 무시 못 할 힘을 갖게 됐다"며 "하지만 국내 보험사는 갖가지 제약으로 인해 중국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점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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