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호텔롯데 지주사 전환 'No'…소유와 경영 분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박진영 기자 | 2016.05.30 17:08

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기업공개 설명회 참석…"호텔롯데 지주회사 전환 계획 없다" 밝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5.30/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관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텔롯데의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롯데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기업공개 한후 지주회사로 전환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본격화 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다른 발언이라서 배경이 주목된다.

신 회장은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40~50여명이 참석한 기업공개 오찬 설명회에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에 대해 여러 면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호텔롯데를 지주회사로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신 회장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을 확보, 더 신뢰받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전체적으로 개방된 매니지먼트시스템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되면 더 이상 사기업이 아니라 공개된 기업이 되는 만큼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를 중시하는 경영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앞두고 호텔롯데의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현재 그룹 순환출자 구조상 지주사 전환이 만만치 않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이 장기적으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유는 '신씨 일가'가 하되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구조를 구축하되, 오너의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지주회사 설립을 배제하겠다는 평소 생각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대국민 사과 등에서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밝혀 왔다. 장기적으로는 롯데그룹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킨 후 증자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 등 일본측 지분을 희석시켜 한일 롯데그룹 고리를 단절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단절 이후에는 원리더로 신 회장을 두고 한국과 일본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며 롯데그룹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의도에서 호텔롯데 상장 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시키기 보다는 한일 롯데를 분리는 하되 장기적으로는 전문경영인에 경영은 맡기고, 신 회장 일가는 소유만 하는 구상이라는 평가다. 각 계열사에 등재된 지분만으로 소유가 가능한 만큼 무리하게 지주사 설립은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의 지주사 전환 어려움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 체제를 갖추려면 롯데쇼핑·롯데제과 합병이나 지주부문 분할합병, 여러 개의 중간지주회사 설립 등을 통한 지주사 체계 마련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행 공정거래법과 금산분리법 등에 따라 금융계열사와의 분리, 재편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 최대 주주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금융계열사 매각 등이 불가피한데, 그렇게 되면 롯데그룹 전체 구조가 삐걱거릴 가능성이 있다.

호텔롯데가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순환출자 마무리도 일단락돼야 한다. 롯데그룹은 현재 416개의 순환출자고리 중 약 84%(349개)만 해소한 상태다. 순환출자를 해소한 뒤 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충족시켜야 지주사 전환이 쉽게 이뤄진다. 순환출자를 통해 각 계열사를 통합한 뒤 증자 또는 각종 방법으로 지주사 설립요건인 그룹내 계열 상장 회사의 20%, 비상장 자회사 40%, 손자회사 100% 지분 보유를 만족해야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지주회사 전환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신 회장의 발언은 현재 상황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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