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분식 깜깜이' 회계법인 감사 대가, 최대치 껑충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 2016.05.31 08:13

STX조선 이어 대우조선 외부 감사인 맡은 안진, 삼정회계법인 보수 오히려 증가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회계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의 보수가 자율수임제 영향으로 계약 체결 후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대상 기업의 부실회계에도 대규모 보수를 챙긴 셈이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는 기간에 집중으로 감사 보수가 늘어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감사 보수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5억4600만원이다. 앞서 감사계약 첫 해인 2010년 4억7600만원에서 2011년 4억1000만원으로 줄어든 뒤 2012년 4억7000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대우조선의 2조원이 넘는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는 2013년과 2014년 보수도 각각 4억7000만원에 이어 역대 최대규모인 5억4600만원으로 증가했다. 분식이 절정에 달했던 해에 전년보다 감사보수가 16%뛴 것이다.

국내 회계 전문가는 "감사 소요시간은 큰 변화가 없는 데 감사 보수는 계약 초기 일시적으로 줄어든 뒤 늘었다"고 지적했다. 안진회계법인의 대우조선 감사 총소요시간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6000시간 전후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다 지난해 1만2845시간으로 늘었다. 지난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며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의 보수도 크게 올랐다. 감사 계약 첫 해인 2002년 9042만원에서 2013년 5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다만, 같은 기관 감사 소요 시간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753시간에서 8050시간으로 급증했다. 삼정은 2014년까지 STX조선 감사를 맡았다.


STX조선 역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간 2조 3000억원의 규모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기간 중 2011년과 2012년에는 보수가 각각 5억9500만원으로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기업이 자율적으로 감사 계약을 체결하는 자율수임제 영향으로 대형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감사 보수가 계약 체결 직후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 계약 전권을 쥐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 계약 초기 낮은 보수를 원해 회계법인이 계약을 따낸 뒤 일정기간 유지하기 위해 저가 수주를 감내한 뒤 점차 수수료를 올리는 게 관행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대형 회계법인이 오랜 기간 특정기업의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업과 유착관계를 형성, 회계 품질 개선보다 보수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단체 관계자는 "수주경쟁이 치열해 감사 계약 초기 수수료를 낮춘 뒤 기업과 회계법인 간 유착 관계가 형성되면 감사보수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관행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회계법인의 평균 보수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 대형 회계법인들만 기업과 유착관계를 형성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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