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 화장품 업체 '프로야', 업계 최초 韓 진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6.06.01 03:30

국내에 법인설립, 브랜드숍 '햅소드' 론칭 임박…아모레·LG생건 실무자 영입, 송중기와 모델 계약도

-'뷰티강국' 한국에 진출한 화장품 브랜드라는 점 상징성 커
-단기간 브랜드 인지도 높이고, 프리미엄 전략도 가능 '일석삼조'
-프로야 '햅소드' 사업 성공하면 중국 현지기업들 '한국행' 잇따를 듯

햅소드 한국 법인 사무실 전경

중국 5위 화장품 기업인 프로야(PROYA)그룹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브랜드숍 시장에 진출한다. 한국 화장품 기업이 중국에 진출한 사례는 많지만 중국 기업이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로야그룹은 지난해말 브랜드숍 사업을 전담할 자회사인 '햅소드'를 설립하고 한국에도 법인을 등록했다. 브랜드숍 브랜드는 법인명과 같은 '햅소드'로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등 한국 브랜드숍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햅소드는 'Happy (해피)'와 'Episode(에피소드)'의 합성어로 '행복한 삶의 한 순간'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출신을 대거 영입했다"며 "올 상반기 중 중국에 햅소드 1호 매장을 연 뒤 국내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법인 사무실은 서울 삼성동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아리따움' 등 가두점 사업을 키워 온 김회준 전 시판유통팀장이 햅소드 대표를 맡았다.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 브랜드숍 사업을 벌이기 위해 지난 4월에는 한류스타인 배우 송중기와 모델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 기업 최초로 한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프로야는 2003년 설립된 회사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지 않는 3·4선 도시, 농촌지역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현재는 베이징, 상하이 등의 최고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중국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2007년부터 한국콜마 등 한국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과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지난해 매출은 8000억원 규모다.

프로야가 중국과 동시에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숍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아시아 최고 뷰티강국인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이 화장품 선진시장인 유럽·미국 진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 깃발을 꽂은 브랜드숍이라는 점을 내세우면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홍보효과가 큰 데다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장 진출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는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야의 브랜드숍 사업이 성공할 경우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덕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중국 화장품 기업들이 국내 우수 인재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며 "건설, 전자 등과 마찬가지로 화장품에서도 3~5년 안에 중국 업체들이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경쟁력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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