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가맹점주·투자자 피해 없게 회사 살려야" 의지 강해
- 모든 것 내려놓고 오너 아닌 일반 주주로 남을 가능성 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5일 만기 출소를 앞둔 정 대표는 본인을 대신해 회사를 이끌 신임 CEO 후보를 추천받고 측근을 통해 물밑 접촉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신임 CEO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는 2명이며 모두 LG생활건강 임원을 역임한 화장품 업계 전문가들이다.
정 대표의 최측근 인사는 "정 대표가 본인 때문에 회사가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최근 마음을 굳혔다"며 "6월5일 만기출소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겨 조직을 재정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CEO 후보자 2명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이르면 6월초쯤 확정할 것"이라며 "정 대표가 단순히 형식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신임 CEO에게 자금과 인사, 영업 등 경영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넘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또 오너 리스크가 네이처리퍼블릭 IPO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의 네이처리퍼블릭 지분은 당초 100%였지만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73.88%까지 낮아졌는데 주식을 처분해 지분을 더 낮춘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지분 매각 등을 서두르는 것은 출소 후 경영 복귀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구속 당시는 오너의 단순 도박 혐의였던 사건이 법조계 로비, 폭행 등으로 번져 회사와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게다가 검찰이 조만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정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져 정 대표가 만기출소하더라도 재차 수감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 대표는 서울 남대문에서 과일과 의류 소매업을 하다 1993년 세계화장품을 설립하며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였다. 1996년 '식물원', 1998년 '쿠지' 등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인 뒤 2003년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을 론칭했다. 2005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더페이스샵 지분 70%를, 2009년 LG생활건강에 나머지 지분 30%를 각각 매각하며 2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2009년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들이 모여 만든 네이처리퍼블릭 지분을 100% 인수, 2010년 대표로 취임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매출액 2848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으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5위를 차지했다. 매장 수는 국내 700여개, 해외 120여개 등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등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인정받는 대표적인 'K뷰티' 브랜드"라며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 제품력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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