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끝도 '국회법 거부', 이종걸…"필리버스터 보람"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16.05.29 14:14

[the300]29일 퇴임 기자간담회…카운터파트너 원유철 "청와대에 끌려다녔다"

19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슈로 시작해 또 한 번의 '국회법 거부' 이슈의 한 가운데에서 임기를 종료한 이종걸 원내대표 등 19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지도부가 29일 퇴임 기자회견을 자청, 재임 기간의 소회를 밝혔다.

테러방지법(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강행 처리를 '필리버스터'로 반대한 일을 가장 보람됐다고 말했으며, 카운터파트너였던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청와대에 끌려 다녔다고 평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진행된 퇴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의 원내대표 임기는 국회법에서 시작해서 국회법으로 끝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두 번의 거부권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임기 초 행정부의 과도한 행정입법을 견제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으로 시작, 여야 협상으로 개정안을 처리했지만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고 유승민 원내대표 등에게 가혹한 정치적 응징을 했다"며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내부의 합리적 보수주의와 '친박(친 박근혜 대통령)' 세력 간 균형이 붕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임기 말에 대통령은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국회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거부권 행사의 시기나 논리 모두 협량한 정치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라고 비판하지만 19대 국회는 대통령의 3권 분립 무시와 국회에 대한 직접 개입으로부터 의회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식물국회'라고 비판하기에 앞서 국회가 청와대의 노골적인 의회정치 공격을 방어해야 했던 현실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협상의 카운터파트너였던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박한 평가도 내렸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새누리당 지도부가 아니라 두 명의 박 대통령의 존재감을 더 강하게 느꼈다"며 "원 원내대표에게 실례되는 표현일 수 있겠지만, 너무 청와대에 끌려다녔다고 본다. 청와대의 의중을 보면 여당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고 알 수밖에 없는 국회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년 동안의 재임 시기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작년 11월30일을 전후해 2016년 예산안 자동부의, 한·중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마감 시한 등을 무기로 정부여당으로부터 총력 공세를 당했던 시기"라며 "쟁점법안 협상 중에는 선거법 협상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은 이른바 정부 여당의 테러방지법 강행 처리를 필리버스터로 반대한 일"이라며 "비록 법안은 통돠됐지만 필리버스터를 통해 그 법안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널리 알렸고 야당의 존재감과 야당 정치인의 가치를 국민 여러분께 각인시켰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당대표를 비롯한 저와 내부 논쟁을 하셨던 동지들께 저중한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며 "내부 대립은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의 차이였다"고 말했다.

지난 해 말 문 전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당무 거부를 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긴박했던 1년여의 원내대표 기간 중 한 달을 당을 위한 일에 부족했다는 점은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잘못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저의 주장이 명분과 정당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서로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관해서는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 당의 체질을 변모시키고 수권 정당으로서 든든하게 재정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에 도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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