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업 명운, 이번주 결판난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6.05.29 06:21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막바지, 최종 합의는 아니지만 타결 가능성 높아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자료사진
한국 해운업의 명운이 이번 주 결정된다. 법정관리와 회생의 기로에 서 있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성공한다면 극적인 반전이 가능하지만 실패한다면 현대상선 뿐 아니라 한진해운까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29일 금융권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이번주 마무리된다.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채권단은 31일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협상 진행 상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31일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30일을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삼고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해 왔다.

난항을 거듭하던 협상은 지난주 후반 영국계 선주 조디악이 용선료 인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급진전된 상황이다. 5개 컨테이너선사와 17개 벌크선사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용선료 협상은 컨테이너선 협상에 성패가 달려 있다. 현대상선 전체 용선료의 약 70%가 컨테이너선이기 때문이다.

아직 조디악과 일부 벌크선사들이 최종 답을 보내오진 않았지만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 만큼 협상의 타결 가능성은 높아졌다는게 현대상선과 채권단 안팎의 분위기다.

이에 따라 조디악과 벌크선사들이 30일까지 최종 답을 보내오면 채권단은 31일 사채권자 집회 이전에 협상 결과와 함께 향후 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30일까지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 채권단의 입장 발표도 늦어질 수 있지만 이번 주 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용선료 협상이 사채권자 집회 전에 타결되지 않더라도 사채권자들의 채무조정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사채권자들 대부분이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선 채무조정 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현대상선은 이미 개별 접촉을 통해 상당수 사전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들에게 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채권은 3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채권은행들의 채무조정(60% 출자전환, 5년 거치 5년 분할상환)보다는 좋은 조건이다.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현대상선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거쳐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출자전환 후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200% 밑으로 떨어져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정부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이 된다.

정부는 부채비율 400% 이하의 해운사를 대상으로 초대형·고효율 선박 발주를 지원하는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는 상태다. 현대상선은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고효율 선박을 발주, 선대 개편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번달 말에는 현대증권 매각대금도 들어올 예정이어서 당분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을 KB금융에 1조2500원에 매각했으며 이중 부채를 상환하고도 약 9000억원이 순유입될 예정이다.

특히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잔류도 가능해진다. 현대상선은 전세계 해운사들이 새로 구성키로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서 배제된 상태지만 채권단의 채무조정이 성공하면 오는 9월 동맹 회원사 최종 확정 전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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