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행보를 공식화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나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핀 가운데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들도 일제히 공개행보에 들어갔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총선 후 첫 외부강연을 통해 대대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북 안동 방문에 이어 부산지역 당원들과 등산하며 세를 다졌다.
반 총장은 28일 JP의 신당동 자택을 예방해 30여분간 독대했다. 반 총장은 지난 25일 제주포럼 참석차 방문한 제주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음성 출신인 그가 충청권 맹주 JP를 전격 방문한 것 역시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에서 서울을 아우르는 광폭행보다.
야권의 대권후보들도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안 대표는 같은 날 용인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전국 여교수연합회 세미나'에 참석해 삼성과 한화그룹 간 빅딜을 언급하며 산업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IBM, 메리어트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한 분야만을 전문적으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 재벌이 다양한 업종을 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며 "문어발 구조에서 벗어나 한두분야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미 몇 그룹이 움직이고 있는데 삼성이 석유화학을 한화에 넘긴 것이 가장 빠른 사례"라며 "이렇게 재편해 역량을 집중시켜 세계적 실력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살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도 연일 공개행보다. 반 총장이 방문하기로 돼 있는 경북 안동을 전날인 27일 앞서 방문했다. 이어 이날은 부산지역 당원 400여명과 함께 금정산을 등반하며 야권 세 다지기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전당대회까지는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지금처럼 조용하게 시민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그 시기가 지나면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해 구체적인 대권 로드맵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는 "내일자로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데, 초선의원 신분으로 대선후보도 되고, 1야당 대표도 되고 우리 당이 1당이 되는 모습도 봤다"며 "제도권 안에서가 아니라 훨씬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제 페이스대로 국민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