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오전 김종필 전 국무총리(이하 JP)의 신당동 자택을 예방했다.
반 총장은 지난 25일 제주포럼 참석차 제주를 찾아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간담회를 갖고 "임기 후 한국인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할 것"이라는 말로 대권 도전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은 새누리당 친박계열로부터 대권후보로 나서 달라는 종용을 간접적으로 받아 왔다. 여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을 범 충청권을 아우를 수 있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보고 있다.
반 총장의 JP 방문은 그래서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JP는 구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충청권 정치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반 총장의 대권의지가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권도 반 총장과 JP의 회동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제주포럼 현장에서 역시 충청(공주) 출신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반 총장에게 JP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는 의중을 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충청대망론'에 불을 붙인 이번 예방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JP 측 관계자는 "며칠 전까지만해도 예방 일정이 없었고, 오게 되면 갑자기 올 수있다는 얘기는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반 총장과 JP의 회동은 오전 10시부터 약 30여분간 진행됐다. 배석자 없이 단 둘이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회동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임기 종료 후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JP와 회동 후 숙소인 롯데호텔로 이동했다. 이날 서울에 머물며 충주에서 상경한 모친과 동생 등 가족들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29일에는 경기 고양에서 열리는 국제로타리세계대회에 참석한 후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다. 류성룡 고택에서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김관용 경북지사 등과 오찬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이어 방한 마지막날인 30일 경주 유엔NGO(비정부기구)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