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강자' 삼성 반도체, 낸드 영업이익률 3위→1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6.05.29 14:43

어려울수록 기술차별화, 고부가가치 제품 승부…64단 4세대 V낸드로 격차 더 벌린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가 불황일수록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세워 추격업체들과 수익성 격차를 벌리고 있다. D램 영업이익률은 2등보다 10%포인트가량 앞섰고 낸드플래시 반도체에서는 이익률 3위권이던 삼성이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판매가 하락 등으로 여전히 시장환경은 좋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D램에서 10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을 확대하고 하반기 64단 4세대 V(수직구조)낸드를 양산하는 등 '초격차' 기술로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2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은 40%로 추산됐다.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던 3분기에는 45%를 기록했으나 가격 하락 등 시장여건이 악화되면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에 비해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은 빠르게 떨어졌다. 2위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 41%에서 4분기 3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3위 마이크론은 26%에서 8%까지 곤두박질쳤다.

호황 때는 너도나도 돈을 벌다가 시황이 나빠지자 기술경쟁력 등에서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험이 쉬울 때는 다들 점수를 잘 받다가 어려워지면 실력에 따라 점수 차가 확연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낸드 플래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4년만 해도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에서 도시바, 샌디스크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매출 1등과 별개로 영업이익률은 10%대에 그쳤다. 대규모 투자로 매년 털어야 하는 감가상각비 부담이 컸던 탓이다.

하지만 V낸드 등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V낸드란 데이터 저장단위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속도와 내구성, 생산성은 향상시키고 전략소모량은 낮추는 첨단 제품으로서 2013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놨다. 경쟁사들도 이제서야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적어도 1~2년 기술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상대적으로 이익이 짭짤한 비싼 제품을 많이 팔면서 삼성전자의 낸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이후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된다. 1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 2조6300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률도 23.6%로 지난해 평균(26.9%)과 견주어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15%대로 뚝 떨어진 SK하이닉스나 아예 적자를 낸 마이크론과 차원이 다른 경쟁력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 못지 않은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10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된 D램 제품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로 반도체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쓰이는 데 숫자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고 처리속도가 빠르지만 만드는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추격업체들은 아직 20나노 초반대 제품을 양산하는 수준이다.

낸드에서는 하반기 중 4세대(64단) V낸드로 또 다시 후발업체들과 격차를 벌린다. 삼성은 2013년부터 매년 한세대씩 V낸드 적층 기술력을 진화시켜왔다. 추격자들이 2~3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에 성공할라치면 한발 더 앞서가는 전략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판가 하락 압박이 계속되고 중국의 대규모 투자 등 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지만 결국 돌파구는 기술력"이라며 "고사양·고용량 IT(정보기술) 제품의 확대로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술 리더십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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