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급 야구장, 국내기술로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16.05.29 06:20

프로야구 흥행 신축구장 효과···설계능력에서 한계

관중들로 가득찬 삼성라이온즈파크

올 시즌 프로야구가 신축구장 효과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서면서 새 야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라이온즈와 넥센히어로즈는 올해 개장한 '삼성라이온즈 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을 찾는 관중이 늘면서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고 있다. 기아타이거즈 역시 지난해 개장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효과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공급이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프로야구시장에 나타난 것인데 앞으로 잠실야구장과 창원마산야구장 2곳의 신축이 계획돼 있어 새 야구장 효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야구장에 대한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신축구장 세 곳 모두 국내 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삼성라이온즈 파크는 현대건설컨소시엄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시공했고 공간종합건축 컨소시엄이 설계를 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고척 스카이돔은 일건건축사무소에서 설계했는데 이 곳은 부지 선정 때부터 잡음이 많았다. 잦은 설계변경을 거쳐 미국 설계업체 로세티사의 자문을 받기도 했다.

세 구장 모두 기존 야구장과 비교하면 규모나 편의시설 등이 획기적으로 발전했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선 미국 메이저리그급 경기장에 대한 갈증이 있다. 특히 잠실야구장은 서울에 있다는 상징성과 두산·LG 2개 팀이 사용하는 만큼 메이저리그급 구장으로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 야구장의 차이는 시공이 아닌 설계에 있다고 말한다.

건설산업연구원 최석인 기술정책연구실 실장은 "미국은 야구시장의 규모가 크다보니 스타디움 전문업체 등 특화된 설계업체가 있어 최적화된 야구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스타디움 건설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경기장 건설이 자주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전문 설계업체가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설계업계가 시공업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한계인데 건설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적인 설계업체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건설 6대 강국으로 불리지만 대부분 시공과 관련한 것이다.

세계적인 설계업체는 미국과 유럽에 편중돼 있다.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2015년 발표한 매출 상위 설계업체 150곳 가운데 한국 업체는 현대엔지니어링(50위)을 포함해 6곳에 불과하다.

10위 안에는 미국업체가 4곳으로 가장 많다. 호주·영국·네덜란드·캐나다 업체가 각각 1곳씩 있는데 중국 설계업체가 2곳이나 포함돼 있다.

건축설계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에선 아파트·SOC(사회간접자본)을 통해 건설산업이 성장했고 해외에서도 시공 위주의 수주가 이뤄지다 보니 설계분야 발전이 더디게 진행됐다"며 "시공과 설계의 동반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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