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하면 치맥·치어리더? 증권맨에게 야구장은…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16.05.27 15:24

주거래 고객층 야구팬과 겹쳐..KB·삼성·한화·미래에셋운용 등 ETF광고 붐

야구장하면 떠오르는 것은 뭘까. 하얀공이 굴러가는 녹색잔디, 요란한 응원소리, 경쾌한 타격음,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멘트 등 각자 다를 것이다. 몇몇은 치맥(치킨에 맥주)이나 치어리더의 몸짓이 생각날지 모른다. 그럼 증권맨처럼 특정 업종 직원들을 세분화해 본다면? 증권사나 운용사 직원들에게는 야구장 하면 ETF 각축장을 연상할 수도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고객층이 20~30대 야구를 좋아하는 계층과 겹치기 때문에 야구장 광고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KB자산운용에서 ETF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홍융기 상무의 말이다. 올해 ETF 브랜드명을 기존 'KStar'에서 'KBSTAR'로 바꾸는 등 ETF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KB자산운용이 야구장 옥외 광고를 처음으로 시작한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홍 상무는 27일 "올 야구시즌 내내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구장의 백스탑(포수 뒤편)에 광고를 할 것"이라며 "효과를 분석해 추후 광고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20조원을 훌쩍 넘어선 ETF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고객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야구장을 활용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ETF 주거래 고객층이 야구팬들과 겹치는 데다 광고단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은 물론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앞다퉈 야구장 광고에 뛰어들었다. 우선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프로야구 개막 시즌에 맞춰 삼성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ETF 브랜드인 코덱스(KODEX) 광고를 처음으로 진행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야구팬의 연령층이 20~50대까지 넓은데다 광고단가에 비해 카메라 집중도가 높아 농구나 배구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광고 노출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구장에서 옥외광고를 집행해온 한화자산운용은 올해도 시범경기 시작일은 지난 3월8일부터 경기 중계화면이 집중되는 본부석 하단 우측면에 ETF 브랜드인 아리랑(ARIRANG) 광고를 배치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금융 상품 관심이 높은 30~40대 직장인이 주요 타깃"이라며 "지난해 구단 선호도와 온라인 키워드 검색 1위 구단이었던 한화이글스의 인기를 내세워 주력상품의 노출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야구를 ETF 광고에 활용해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3년 당시 LA다저스로 팀을 옮긴 류현진 선수가 선발 등판하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호랑이를 모델로 한 타이거(TIGER) ETF 가상광고를 내보내 광고효과를 톡톡히 봤다. 가상광고는 스포츠 중계 등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가상의 이미지를 프로그램에 삽입하는 방식의 광고기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에도 서울 잠실과 목동구장에 ETF 옥외광고를 진행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야구장 옥외광고를 활용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CGV와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에서 30초 분량의 ETF 영상광고를 처음으로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TF의 주요 투자자인 중장년층에게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편리한 ETF 투자를 통한 분산투자를 유도해 잠재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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