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거래 절벽' 펀드매니저 매매 실종사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6.05.26 15:59

기관 거래대금 5년간 급감...펀드매니저 매매 회전율도 5년래 최저 수준

코스피 지수가 장기간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기관 투자자의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기관의 거래위축에 일본과 같은 초장기 박스권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45포인트(0.18%) 하락한 1957.06에 마감했다. 이날 투신, 은행, 보험, 연기금, 사모펀드 등 고객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금융투자 제외)의 코스피 매수, 매도 금액의 합계는 9575억원에 그쳤다.

2007년 이후 10년간 기관투자자의 매매금액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2007년 3월31일, 2013년 12월16일, 2015년 12월8일, 2016년 5월20일 그리고 26일의 총 5회에 불과했다.

기관의 연평균 순매매금액도 2011년 2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나 2016년 들어서 1조60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이는 5년 만에 37.2% 감소한 수치로 5월 들어서는 더욱 줄어들어 2011년 대비 49% 감소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의 매매금액은 9.7% 줄었고 외국인 투자자는 10.5% 증가했다. 사실상 기관 투자자의 매매 감소가 증시 활력 부진의 주요 원인인 셈이다.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펀드 수익률에 대한 불신으로 공모 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것이 기관 매매 감소의 큰 원인"이라며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은 제한적이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인덱스 펀드의 설정 증가, 매매회전율이 낮은 가치주·배당주 펀드의 증가로 기관 거래는 더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의 매매회전율은 지난해 4분기 평균 170%를 기록, 3분기 이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매매회전율이 200%를 하회한 것은 처음이었다.

기관 매매 여력이 약화되면서 증권가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기관을 대상으로 한 증권사의 법인영업 경쟁이 치열해졌고 수익성 감소에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리서치센터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기관의 법인영업 수수료율이 절반으로 하락했는데 동시에 기관 약정이 50% 줄면서 수익은 1/4토막이 났다.

허연 KB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은 "기관의 매매여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시장에 대규모 외국인 매도가 발생한다면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거래 절벽이 장기화화면 외국인의 한국 시장 관심 약화, 법인 브로커리지 시장의 위축, 리서치 투자 감소 등 제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증시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기관 거래활성화를 위해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퇴직연금 자금의 증시 유입, 세제 혜택 등 다양한 대안도 논의되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업 실적 회복이 우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호제 하나금융투자 법인영업부문장은 "결국은 저금리 시대 주식시장이 대안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경제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이 살아나야 기관 거래대금도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
  5. 5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