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 빠진 베네수엘라, 이제는 금도 '팔자'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2016.05.26 07:48

금보유 규모 사상 최저로… 현금 부족 단적으로 보여줘

최악의 경제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가 이제는 보유했던 금까지 팔아치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가 작년 1분기에만 17억달러(약 2조111억원) 규모의 금을 매각해 보유 규모가 사상 최저로 추락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 2~3월 동안 약 40톤이 넘는 금을 매각했다. 이로 인해 지난주 기준 베네수엘라 금 보유 규모는 121억달러(약 14조3143억원)로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베네수엘라의 금 매각은 작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금 보유국 중 하나였다. 밤미성향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달러의 독재'에서 벗어나겠다고 천명하며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대신 금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락으로 경제가 바닥 없는 추락을 지속하자 금마저 팔 수밖에 없게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원인 베네수엘라는 국가 수출의 95%를 석유에 의존한다. 자국 석유매장량은 OPEC의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다.

IMF에 따르면 작년 베네수엘라가 매각한 금 규모는 기존 보유량의 3분의 1에 가깝다. 베네수엘라는 또 씨티그룹과 10억달러(약 1조1830억원)어치 금을 현금화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까지 매각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베네수엘라의 현금이 절망적일 정도로 바닥났다는 의미다. 베네수엘라와 국영석유업체 PDVSA는 올해 60억달러(약 7조98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PDVSA는 부채 조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벗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미구엘 페레즈 아바드 베네수엘라 경제담당 부통령은 주요 채권국인 중국과 부채 상환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금 문제를 겪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충분한 자산을 지니고 있으며 지능적으로 부채 수준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더욱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IMF는 올해 베네수엘라의 GDP(국내총생산)이 올해 8%, 내년 4.5% 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작년 5.7% 성장 위축이 발생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은 내년까지 164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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