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해외 진출, 차별화 전략으로 결실 맺는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6.05.30 04:32

[금융강국코리아 2016 ①-2]중국·인도·동남아시아 집중 공략…현지 리테일 강화

편집자주 | 국내 은행이 해외에 뿌린 씨앗이 자라나 열매를 맺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은행은 해외에서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순이익 비중이 전체의 20%에 육박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167개에 이르고 자산 규모는 992억달러에 달한다. 해외 사업이 투자의 단계를 거쳐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보험, 카드, 캐피탈 등 2금융권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머니투데이는 가시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 현장을 직접 찾아가 금융강국 코리아의 활약상을 생생히 전달한다. 

“국내 시장은 너무 좁습니다. 해외로 가야 합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순이익의 10%를 해외에서 거뒀습니다. 장기적으로 순이익의 30~40%를 해외에서 거둘 겁니다.”(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외환위기 때인 1999년만 해도 국내 은행들은 해외 점포에서 9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2001년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15년간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하면서 지난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은행권 전체의 거의 20%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 KDB산업은행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해외 점포의 순이익 비중이 올라간 측면이 있으나 은행권 수익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점차 올라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은행별 차별화 전략으로 글로벌 성공 스토리=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순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났다.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 자리를 두고 HSBC와 다툴 정도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의 성공 스토리를 인도로 전파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인도에서 한국계 은행 중 처음으로 2개 지점을 동시에 인가 받아 지점을 6개로 늘렸다. 앞으로는 인도 현지 우량기업과 거래를 확대해 인도를 일본, 베트남 등과 함께 글로벌 사업의 핵심 지역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글로벌 순이익 비중이 10%를 넘어섰는데 4년 후엔 2020년에는 이를 20%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진출을 꺼리는 중국에서 진검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중국 내 외국계 은행 최초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한 모바일뱅크 ‘원큐뱅크(1Q Bank)’를 출시했다. 중국에서 지점도 늘리겠지만 비용이 적게 드는 모바일뱅크를 통해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하나은행은 향후 3년내에 순이익을 11억위안(약 2000억원)으로 늘리고 2025년에는 40억위안(약 7200억원)을 달성해 중국내 외국계 은행 중 톱5 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나금융그룹이 ‘2025년 글로벌 50대 금융그룹 진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는데 중국하나은행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필리핀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뱅크 투자에 대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2월 필리핀 중앙은행에 투자 신청을 한 후 6개월 만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안에 유상증자를 통해 웰스디벨롭먼트뱅크의 지분 51%를 취득할 예정이다. 국내 은행이 현지 저축은행에 지분 투자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기는 처음이다.


우리은행이 은행 대신 저축은행을 통해 필리핀에서 영업하려는 이유는 필리핀의 경우 제조업 기반이 약해 한국 기업 진출이 많지 않아 은행 지점을 내는 방식으로는 이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웰스디벨롭먼트뱅크를 통해 필리핀 현지 리테일시장의 중금리 대출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국책은행도 해외에서 사업기반 확대=KB국민은행은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신중을 기하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기존 해외 네트워크 전반에 대해 재정비 작업을 병행하는 이유다. 베트남 호치민 지점은 지난해 자산이 30% 이상 성장하는 우수한 성과를 거둬 국민은행의 해외 점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좋았다. 국민은행은 베트남 현지 우량기업에 대한 영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법인은 국민은행 해외 점포 중 유일하게 현지인 법인장을 채용했고 현지 고객 비율도 가장 높다.

IBK기업은행의 베트남 하노이 지점은 동남아시아 진출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3년 11월에 개점한 후 대출금 등 수익성 자산이 지속적으로 늘며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점 2년만에 이익을 거두면서 기업은행의 해외 점포 가운데 흑자 전환이 빨랐다. 기업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금융 수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을 유치해 현지화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영국 런던과 홍콩, 싱가포르가 3대 글로벌 허브 점포다. 특히 산업은행의 싱가포르 점포는 2012년 유로존 위기로 유럽계 은행들이 싱가포르에서 사업 규모를 줄일 때 입지를 강화한 결과 최근 3년간 매년 1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순이익을 내고 있다. 산업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태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 인근 국가의 상장기업과 공기업을 대상으로도 영업하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필리핀 마닐라사무소를 통해 필리핀에서 진행되고 있는 철도, 공항 개발 등 주요 인프라 구축사업을 EDCF(대외경제협력기금)로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4월말 기준 EDCF 승인액이 7억7800만달러로 베트남, 방글라데시에 이어 3번째로 많아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출입은행은 필리핀 개발계획 5대 전략 중 하나인 인프라 사업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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