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액회사'에서 항암 신약 명가로 재편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6.05.26 03:31

[제약산업 R&D 현주소]⑧JW중외제약, CWP291 기술수출 기대 고조

편집자주 | 119년 역사의 한국 제약산업이 새 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바이오시밀러에 세계가 주목한다. 좁은 내수시장과 약가 규제, 이로 인한 연구개발(R&D) 투자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약인들의 뜨거운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도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산업에 큰 기대를 걸고 정책적 에너지를 붓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의료한류'를 이끌어갈 주요 제약사들의 전략 파이프라인을 소개하고 가능성을 짚어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우리 제약산업을 독려하고 미래를 예측해본다.

제약산업에서 JW중외제약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는 '수액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흔히들 찾는 '링거'다. 국내 시장의 40%를 점유해 '국가대표 수액회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첫 기술수출도 수액제에서 이뤄졌다. 40여년전 수액 제조기술을 전수해주던 세계 최대 수액 기업 박스터에 2013년 영양수액 '위너프' 기술을 수출했다. 한 개의 수액 봉지에 각각의 영양소가 들어있는 3개 방(3-Chamber)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수액제 명가로만 알려졌던 JW중외제약이 대규모 기술수출을 통한 연구개발(R&D) 명가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핵심 주연은 표적항암제 'CWP291'.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다. 지난해 말까지 69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마치고 통계분석 중이다.

CWP291은 암이 재발하거나 증식하는 데 필요한 신호전달경로 'Wnt'의 기능을 무력화시킨다. 기존 표적항암제는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다수다. 이는 암 줄기세포를 파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은 이 점에 착안해 암 줄기세포 생성에 가장 중요한 신호전달 경로인 Wnt 차단을 시도했다.

임상 1상에서 투약 가능한 최대용량 안전성도 확인했다. 전임상 단계에서 최대 내약용량이 100mg/㎡였지만 임상에서 250mg/㎡로 두 배 이상 늘린 것이다. 약을 많이 써도 안전하다는 의미다. JW중외제약은 이를 근거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외에도 두경부암, 위암, 난소암, 유방암 등 고형암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JW중외제약은 6월 임상 1상 결과를 도출해 9월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 같은 곳은 Wnt 저해제 가운데 JW중외제약이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다며 한미약품이 베링거잉겔하임에 내성 표적항암제를 7억3000만달러에 기술이전 한 사례를 든다.

통풍치료제도 기대주다. 1992년 일본 쥬가이제약과 공동투자해 설립한 C&C신약연구소가 개발한 URC102는 국내 임상 2상 중이다.


통풍은 잦은 육식으로 체내 요산 수치가 높아져 관절 부위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할 만큼 고통스럽다. URC102는 요산 생성을 억제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던 기존 약들과 달리 요산을 몸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돕는다. 이는 통풍 치료에서 약 의존도가 낮고 치료 자체를 시도하지 않게끔 한 원인이 됐다.
JW중외제약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물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JW중외제약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통풍이 중증에 와서야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시장 규모가 일본의 20분의 1인 100억원에 불과하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통풍 환자가 매년 12%씩 증가하는 상황에서 치료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URC102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경준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장(상무)은 "육식이 생활화된 서구의 경우 통풍 환자가 증가한다고 볼 수 없지만 약효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신약이 나오면 수요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바이오 계열인 JW크레아젠의 암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는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와 고분자 물질을 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약물전달기술(CTP)도 성과가 기대된다.

수지상세포는 암과 직접 싸우는 T세포를 자극시키는 훈련관이면서 공격 명령을 내리는 작전사령부 역할을 한다. JW크레아젠은 세계 최초로 수지상세포를 이용해 신장암치료제(CreaVax-RCC)를 개발했다. 2007년 국내 품목허가를 받고 2013년부터는 기술 수출을 추진 중이다.

간암치료제(CreaVax-HCC)로도 외연을 확장해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지난해 7월 임상 3상 연구계획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신규과제로 선정됐다. 3년간 30억원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교모세포종치료제(CreaVax-BC)는 올 상반기 임상승인을 기대하고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CreaVax-RA)는 임상 2상 결과 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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