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공시 도입 앞두고 롱숏펀드 '눈치보기'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6.05.19 15:35

"공시 한도내에서만 숏전략 운용 계획"

공매도 잔고 공시 제도 도입을 앞두고 공매도(숏·Short)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및 롱숏펀드 운용사들이 눈치보기 작전에 들어갔다. 숏 전략이 노출되면 펀드 운용과 성과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가 전체 상장주식수의 0.5%를 초과하면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이 지난 16일로 끝났다. 추후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쯤 공매도 잔고 공시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롱숏 전략을 주로 쓰는 헤지펀드와 롱숏펀드 운용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규모는 4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진입요건 완화로 운용사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연내에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모형 롱숏펀드는 현재 1조5000억원 규모다.

특히 올 들어서만 4809억원의 자금을 흡수하며 설정액이 7036억원으로 늘어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마트롱숏펀드는 최근 판매사에 보고서를 돌려 공매도 공시법 시행에 따른 롱숏펀드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펀드의 주식 공매도 금액은 순자산 7247억원 대비 약 15% 수준인 1087억원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여타보유 종목 공시에 준해 개별 펀드가 아닌 운용사 차원의 공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차이니즈월(Chinese wall·운용사 내 정보교류를 차단) 규정에 따라 운용 본부별 숏 포지션이 노출되지 않아 개별 펀드의 전략 노출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마트롱숏펀드와 관련해서는 "숏 종목의 평균 시가총액이 4조원이며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금액의 평균은 0.1%"라며 "공시에 따라 숏 전략이 외부에 노출되면 기업접촉이 어려워질 수 있어 가능한 공시한도 내에서 숏 전략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잔고가 공시될 경우 시가총액이 2000억~3000억원으로 낮은 중소형주의 경우 10억~15억원만 숏을 해도 공시를 해야하는 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기본 전략상 소형주의 숏 운용을 지양하고 있고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숏 전략 대상기업들도 더 큰 시가총액 업체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운용전략 정비에 나섰다. 특히 설립된지 얼마 안된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헤지펀드 시장에 정착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숏전략을 쓴 기업들과는 미팅이 부담스러워지고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항의전화나 악성댓글들이 영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매도 정보공개의 실효성은 높이고 익명성은 보장하는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 공시는 금융투자업규정에서 ▲해당증권에 관한사항 ▲매도자와 대리인의 인적사항 ▲순보유잔고 공시기준에 해당하게 된 일시 등을 공시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황세운 연구위원은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을 키워 불필요한 공포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공매도가 가진 순기능이 평가절하되는 것은 시장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별투자자들의 공매도 포지션을 통계적으로 요약해 종목별 순매도 잔고 비율만을 시장에 제공하는 방식은 익명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투자 의사 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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