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아니라 블랙홀 같은 리더가 돼라

머니투데이 홍찬선 CMU유닛장 | 2016.05.18 09:30

[홍찬선의 세상읽기] '공자에게서 배우는 소통 경영=심문보다 질문하라'

소통(疏通).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말이다.
가정에서는 물론 회사와 나라 전체적으로도 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하고 소통 리더십이 강조된다. 소통 없는 불통(不通)으로는 집단창조성(Group Genius)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21세기에 여러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소통은 어떻게 해야 바람직할까.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은 '블랙홀 리더론'을 펼친다. "한국의 리더들은 태양을 지향하고 미국의 지도자들은 블랙홀을 따른다. 하지만 화려한 태양이 되어 우러러보기를 바라는 것보다 블랙홀이 되어 매력에 빠지도록 하는 리더가 훨씬 효과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협박보다는 협치; 자발적 참여 유도가 중요

내가 모든 것의 주동이 되고 남들은 나를 바라보고 억지로 따라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갖고 있는 향기(스마트 파워, Smart Power)에 다른 사람들이 매력을 느껴 스스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회 소장은 공자에게서 배울 수 있는 소통경영을 因 引 仁의 삼인으로 설명한다.
김 소장은 17일 노보텔앰배서서더강남에서 열린 HDI(인간개발연구원) 인문학아카데미 주최, '공자에게 소통을 묻다'라는 주제의 조찬 강연에서 "협박(脅迫)할 것인가, 아니면 협치(協治)할 것인가"라고 자문하며 "상대방을 장악해 억지로 집어넣고 참석만 시키는 것보다 상대방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 그의 장점이 발휘되도록 끌어냄으로써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자는 사람에 따라 가르치고(因才施敎, 인재시교), 억지로 집어넣어 암기시키기보다 스스로 깨달아 끌어내도록 하며(誨而不倦, 회이불권), 공부나 회의 자리에 마지못해 참석시키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不恥下問, 불치하문)"는 설명이다.

그는 "똑똑해서 정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직원들에게 내가 원하는 답을 강요하는 '심문(審問)'하기보다 직원들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안하도록 '질문(質問)'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들을 청(聽)과 성인 성(聖)은 상대방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직원들이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적극적으로 말문을 트게 하는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드는 게 참된 지도자들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수시로 "내가 나이가 많다고 어렵다고 여기지 말고 편안하게 얘기하라(이오일일장호이 무오이야, 以吾一日長乎爾 毋吾以也)"거나 "나는 태어나면서 잘 한 사람이 아니고 배우고 노력해서 된 사람"이라고 얘기한 것은 바로 제자들에게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어 준 것이다.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여야만 했던 이유=질문보다 심문했기 때문

김 소장은 "영화 『사도(思悼)』에서 사도 제자가 강박증에 걸린 이유는 영조(英祖)의 과도한 기대와 실망, 암기식의 조기 압축 교육의 폐해 등에 따른 것이었다"며 "'설교보다는 간증', '하라 보다는 하자'며 직원들에게 조직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아랫사람에게서 배우려는 용기에서 경영자 수준이 결정된다. 라이벌에게 배우는 것보다 아랫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7이 경험이라면 3은 직원에게 배우라"는 일본 메이난제작소의 하세가와 가쓰지 회장 같은 '열린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리더는 배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노를 젓는 사람이 아니라 배를 만드는 사람이며, 전쟁터에서 돌진하는 병사가 아니라 전쟁터에 나간 병사들이 살아 돌아오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다". 중국 하이얼(海爾)그룹의 장루이민(張瑞敏) 회장이 남긴 말로 전해지고 있다.

한 사람의 천재가 복잡한 21세기 문제를 해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21세기에는 집단창조성이 발휘돼야 새로운 문제에 새로운 접근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똑똑하고 정답을 아는' 리더의 목소리가 크고 생각이 닫혀 있으면 그 조직은 '집단사고(Group Thinking)'에 사로잡힐 위험이 커진다.

집단사고를 집단창조성으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소통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소통은 참된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가장으로서, 팀장으로서, CEO로서, 당 대표로서, 대통령으로서 소통을 잘 하고 있을까.

우리 모두 스스로 물어보고 잘못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잘못이 있으면 고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고(過則勿憚改, 과즉물탄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아야(不二過, 불이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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