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신스님 '어라' "부처니~임, 어째서 노란색인가요?"

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 2016.05.14 07:40

[MT서재] '어라, 그런대로 안녕하네' …지찬스님의 '하루하루 살아가며 숨고르는 법'

생각이 나요.
바깥에선 잘 들여다보이지 않던 스님의 방이, 안에선 시원하게 보이는 걸. 모든 사물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그래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불러서 밖을 볼 수 있게 해줘야겠어요."
20~21쪽. '알어라 - 스님의 방'

근데 스님 하다 보니깐요…"너무 건들지 마세요."
몸과 맘이 지칠 때가 있죠. 수행 중에 오는 졸음도, 곧 몸과 마음의 기운이 회복되는 대로 안정 될 겁니다. 그러니.. (맨 끝 저 보이시죠?)

"비가 오면 수행하기도 좋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자신의 몸과 마음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바, 익숙해지기까지, 수없이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게 되죠. 그러니 비가 온다고 수행만 하라고 하진 마세요. 꿈꾸기에도 좋은 하루랍니다.

바다는 바라보다의 준말? 아 좋아라~~ '바다'
'바라보다' 보면 탄성이 절로 나지요. 푸른 '바다'를 보고 탄성이 안나올리가요. 아...커튼 뒤에 당신을 그렇게 바라보면서.

어라, 해병대 법회에 갔어요. 장병들이 왜 어라를 위로했게요?
"국방부 시계는 더디게 간다죠? 여러분 제대가 언제쥬? 군인 여러분! 여러분은 곧 제대하지요? 저는 제대가 없어요…." (어라)

"헐" "진짜 안됐다" "진짜입니까?" "대박" (장병들)

"여태 누구도 해주지 않은 제대로 위로가 됐지요?"(어라)

"네 그렇습니다.!" (장병들)

위로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니까요.

스님, 그렇다고 밤에 우는 부엉새를 달래시는 건 좀…
"밤에 우는걸 보니 낮에 상처가 있었나보군. 한잔(다도) 들게." (어라)

"스, 스님…."

아파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법이니. 이해하고 들어줄 때 달리 들리는 소리가 있을 거예요.

"아, 스님도 반성합니다. 마음수행이 덜 됐어요."
'건전하겠다'. 헐. '여여커플'을 보고 무슨 근거로 건전하다고 생각한 걸까요. 참 건전치 못한 생각이 스쳐가네요. 남녀든 여여든 모두 뒤엉킨 감정들인 것을…. 무지를 인식하고부터입니다. 무지에서 비롯된, 모든 관념과 의식을 깨우치는 것도.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니~임, 어째서 노란색인가요?"
"너(제자들) 때문에 내가 노랗게 질렸다! 이놈들… ."

저는 붓다께서 제게 맴매(경책)를 하러 오신 거라고 매년 느껴요. 자극됨이 저를 성숙하게 함이니, 부처님 전에 발원하며, 참회합니다. 늘 거듭날게요.

아, 나는 왜 이등신이냐구요?
저의 숨겨진 비밀. 저는 왜 이등신이냐구요? 이 그림 보면 이해되시나요? 세계를 가두어 놓느냐, 열어두느냐에 따라 모습은 달라지지만, 당신도 붓다의 모습에서 비춰진 모습입니다.


우리는 그런대로 안녕한걸까. 어라?! 그러네. 스님작 베스트셀러 시절에, 이번 책은 좀 독특하다. '지찬스님'이라는 법명은 밝혔으나 사진도 없다. 더군다나 스님도 '잘 생기고 봐야 하는' 세상에 이분은 이등신을 자처했다.

수행하면서 피곤하고, 게으르고, 눈치껏 귀찮고 험한 일을 피해가려는 요령을 피는 맘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반성하고 다시 수행한다.

어라로 분한 지찬 스님의 어록을 끝으로.

"(번-생략가능)개같은 우리인생 그 맛에 짜릿한가봐"
- 번개치는 날, 아찔한 삶에 대한 사유가 때론 즐겁고

추운 날 겨울 나무를 보고 "안 추울까, 안쓰러워라."
- 안쓰러워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수행자다운 듯했지만, 근데 다 걸쳤네? 그리고 자연이 보여준 비움의 진면목을 자애로 포장한 어리석은 감성"

"아버지가 대화하자는데 피했어. 결과도 뻔하고"
"그래? 뻔한 거면 마음의 준비가 잘 된 거네. 잘 들어드려."
"다음 생에"
"그러지 말고 출가해. 내 사제로 들어온나. 네모진 머리 둥글게 밀어주마."

- 결국은 우리 삶의 마지막 죽음. 뻔한 결과에 우리는 마음의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을까요?

◇ 어라, 그런대로 안녕하네 = 지찬스님 지음, 들녘/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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