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네명이 점심 먹고 '카드 넉장'…민폐라고?

머니투데이 백승관 기자 | 2016.05.14 08:00

편집자주 |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총 4만1000원 나왔는데 셋이서 1만원씩 줘. 내가 카드결제하고 1000원 더 낼게."

"나도 현금 없는데…그냥 각자 카드로 하자, 1만250원씩."

점심식사 후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더치페이하는 모습은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현금을 걷는 모습보다는 각자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습니다.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줄었지만 잔돈이 생기는 불편함도 없어 '카드 더치페이'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불편함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직장 주변 웬만한 식당에 가면 먹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고 결제하기 위해서 또 줄을 서야 합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진 모습이지만 처음엔 "한 사람이 계산하고 나가서 돈을 모아주면 안되나" 이해가 안되기도 했습니다. 식당에서 나올 때도 줄을 서고 있자니 살짝 짜증이 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한 식당에 '각자 계산불가 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사진=인터넷 게시판 캡처.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논란이 된 사진 한 장입니다. '각자 카드결제하는 손님은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가게 입구에 써 놓았습니다. "그럼 네 명이 가서 네 테이블 잡고 먹으면 되나?"라는 비판적인 댓글들이 많이 달렸습니다.

댓글 중엔 '카드 수수료 때문인가?'라는 글도 보입니다. 하지만 음식점의 카드수수료는 건당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4명이 4만원 짜리 점심을 먹고 4만원을 결제하나 1만원씩 네 번 나눠 결제하나 음식점 주인이 내야 하는 수수료는 같습니다.


결국 나눠서 카드결제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불편함 때문에 '각자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식당주인을 옹호하는 글들도 눈에 띕니다.

"바쁜 시간에 나눠서 결제하면 실수도 하기 쉽다" "계산대가 입구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들어오는 사람들과 엉켜 복잡하다" "계산을 위해 또 줄을 서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등 입니다.

최근엔 각자 카드로 결제하는 손님들을 위해 계산서를 각각 떼어주는 식당들도 늘고 있습니다. 주문할 때 각자 시킨 음식에 대해 따로 계산서를 받으면 나갈 때 누가 뭘 먹었고 얼마를 내는지 허둥지둥하지 않아도 되니 결제하는 시간이 조금은 줄어들겠죠.

현금사용이 줄고 카드결제가 늘면서 '각자 카드 결제'는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식당 측에서도 무조건 "안됩니다"라고 하기보다는 원활한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도 미리 결제할 금액을 정확히 나누고 계산대 앞에 서야 합니다. 또 계산이 조금 더디더라도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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