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본원통화 공급 과잉…엔화 약세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6.05.09 08:06

日 본원통화 공급량 美의 96%…'소로스 차트' 엔화 약세 신호

일본의 본원통화 공급량이 미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늘었는데 이는 엔화 약세(엔저) 신호라고 블룸버그가 9일 보도했다.

4월 말 현재 일본은행(BOJ)이 시중에 공급한 본원통화는 모두 386조엔(3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BOJ가 양적완화(자산매입)를 통해 돈을 푼 지 3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미국의 96%에 이른다. 2006년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25% 수준에 불과한 일본 경제에 미국과 비슷한 규모의 돈이 풀려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본원통화 공급량이 빠르면 이달 안에 미국보다 많아 질 것으로 예상했다.

美-日 본원통화비율(%, 오른쪽)-엔/달러 환율(달러당 엔) 추이/그래프=블룸버그
이들은 이른바 '소로스 차트'를 근거로 일본에 풀린 돈이 이쯤 되면 엔화를 약세로 기울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1996년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일본의 본원통화 공급량이 늘어나 엔화값이 향후 2년간 약세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달러 대비 엔화값은 이때부터 1998년 10월까지 29% 추락했다. 이를 계기로 시장에서는 두 나라의 본원통화 비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소로스 차트'라고 부른다.

나카쿠보 후미오 UBS 자산관리 부문 일본 담당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본원통화가 늘어나는 건 엔화에 약세 요인이 된다"며 "엔화의 일방적인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엔화가 과잉공급됐다"며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주스가 희석되는 것처럼 (본원통화의 과잉공급이) 엔화 가치를 점점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는 엔화값을 낮춰 수출경기를 부양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기 위해 양적완화와 저금리 공세를 펴왔다. 급기야 올 초에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렸다.

그러나 올 들어 엔화값은 강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의 성장둔화 등 세계 경제를 둘러싼 여러 걱정거리가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를 부추긴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를 약세로 몰아세운 탓이다. BOJ가 4월 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부양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엔/달러 환율은 2014년 10월 이후 최저(엔화값 최고) 수준인 105엔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BOJ의 엔저 정책 약발이 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 증권 수석 통화 전략가는 "시장은 즉효약을 바라지만 BOJ도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며 BOJ의 정책이 결국에는 엔화 가치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BOJ는 2013년 4월 자산매입을 통해 연간 60조-70조엔의 본원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에 나선 데 이어 2014년 10월엔 양적완화 규모를 연간 80조엔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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