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지 못한 자금은 외부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했다.
4일 머니투데이가 2000~2015년까지 16년간 대우조선해양의 개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주주배당을 실시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998억여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1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각 해의 지분율(31.3%~49.7%)에 따라 총 2557억원을, 자산관리공사(이후 금융위로 주주변경)는 총 1437억원을 받았다. 약 8000억원의 배당금 중 이들이 4000억원 가량을 받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실제 현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미실현 이익을 장부상으로만 기재하는 것이어서 실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 배당금은 실제 현금으로 바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실제 기업의 통장에 현금으로 들어오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16년간 -644억원이었다. 지난 16년간 영업을 하면서 현금 통장 잔고가 644억원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배당을 실시한 2004년부터 계산하면 더 심각하다. 2004~2015년까지 순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조 6120억원이었다.
수주업의 특성상 배 한 척을 만드는데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네번의 사이클이 지나는 12년 동안 한 푼도 못 벌고, 까먹었다는 얘기다.
유동성 문제가 생기자 대우조선해양은 7조원 이상의 자금을 재무활동을 통해 끌어들였다. 최근 10년간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연결재무제표 기준)은 7조 4911억원이다.
산업은행 등 대주주들은 미실현 장부상 이익인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8000억원에 가까운 배당을 받아갔다는데, 그 돈은 결국 장사를 해서 번 돈이 아니라, 외부 자본조달을 해서 마련한 것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기업의 목적이 장사를 잘해서 이윤을 얻는 것이고, 주주는 자본을 투자해 은행 이자보다 더 좋은 배당 수익을 얻는 것인데 이익을 못 내는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배당을 한다는 것은 기업의 목적성이나 영속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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