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자율협약 돌입…용선료·사채권·해운동맹 협상 잰걸음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박상빈 기자 | 2016.05.04 16:35

6명으로 용선료 협상팀 구성해 용선주들과 일정 조율 중… 사채권자 집회 앞두고 채무조정 호소도

한진해운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사채권자집회에 앞서 4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사전설명회를 개최했다. 김현석 재무본부장(전무)이 채권자들에게 "한진해운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진해운 채권단이 4일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함에 따라 한진해운이 용선료 협상팀을 구성하고 이르면 다음주 협상에 돌입한다. 채무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사전설명회도 여는 등 자율협약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7개 국책·시중은행으로 구성된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사옥에서 회의를 열어 100% 동의로 한진해운이 신청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자율협약)를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

채권단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는 내용이다. 필요시 1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과 해운동맹(얼라이언스)가입 유지,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을 내걸었다.

채권단은 3개월 내에 용선료를 20~30% 깎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한진해운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 한진해운은 현재 용선주들과 협상 일자를 조율 중이며, 일정이 잡히는 대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이미 내부 인력 6명으로 구성된 용선료 협상팀을 꾸렸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크 워커 변호사와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의 합류 여부는 현대상선 협상이 종료 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또 오는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358억원 규모의 사채 만기를 4개월 연장하고 사채원리금을 주식으로 교환하는 내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진해운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빌딩에서 사채권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설명회를 개최했다. 김현석 한진해운 재무본부장은 설명회에서 "채권자들께서 사채권자집회 안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동의해 한진해운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김 전무는 "전세계적인 해운경기 악화로 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초래됐다"며 "2014년 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맡은 이후 최근 2년 동안 2조원 이상의 자구계획을 마련해 성실히 시행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현대상선이 12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채 만기일 연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기관 투자자는 설명회 직후 기자와 만나 "채권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이 부족해 보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채권단이 또다른 조건으로 제시한 해운동맹 유지 역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한진해운은 현재 속해 있는 해운동맹 ‘CKYHE’가 내년 3월 만료되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새로운 동맹 가입을 확정해야 한다. CKYHE는 양대 선사인 코스코(COSCO)와 에버그린이 ‘오션 얼라이언스’란 이름으로 새로운 해운동맹을 결성해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상선이 속한 'G6'가 남은 선사들을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한진해운은 최근 제시한 41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이 향후 3개월간 필요한 운영자금에 못 미쳐 얼라이언스 내부 선사에게 주는 용선료도 지급을 미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이미 G6의 주력인 독일 하팍로이드 등과 해운동맹 개편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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