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환율전쟁①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6.05.04 09:20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달러가 넘쳐납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하며 지적했듯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무려 7.7%에 해당하는 초대규모의 경상수지흑자를 내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 거의 대부분은 해외 직접투자나 해외 증권투자 등으로 다시 빠져 나갑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부족인 경우가 많죠. 그래서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달러를 직접 사들여서 해외로 퍼내는 개입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환율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원화가 너무 강해져서) 무역 경쟁력을 잃을지 모른다고 본 것이죠.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그게 쉽지 않아졌습니다. 미국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환율 조작국 색출에 나섰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 달러를 사들이게 되면 한국은 '환율 조작국'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0년대 중반이나 지난 2010년처럼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가는 미국이 정한 금지선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죠.

2000년대 중반 당시 미국은 금리를 꾸준히 올리긴 했지만 아주 완만하고 지극히 예측 가능한 긴축을 해 달러약세(원화강세)를 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가 환율하락을 막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 했습니다. 지난 2010년의 경우는 미국이 제2차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가치를 평가절하했던 시기입니다.


다행히도 이번 조사에서는 '개입' 항목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는 중국 외환위기 덕분에(?) 우리나라 환율이 강한 상승압력을 받았고, 그래서 우리 당국은 평소와는 '반대로' 달러를 팔아 환율을 끌어 내리는 노력을 기울였던 거죠. 아래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지난해 7월 이후로는 달러를 수시로 대거 판 흔적을 국제수지 통계에 잘 남겨 놓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러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과거처럼 달러가 넘칠 가능성이 좀 더 높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2000년대 중반처럼 또다시 '완화적인 긴축'을 통해 달러 약세를 이끌고 있으니까요.

그럼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까요? 다음 편에서 한 번 다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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