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기계나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각종 기능이나 장치가 첨가된 것을 선호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식품에 있어서는 특이하게도 무언가가 빠져있거나 넣지 않았다고 광고를 해야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가 증진되는 효과가 있다. 그것이 바로 '무첨가 마케팅'이다. 좋지 않은 것을 넣지 않았다고 광고하는 것이다.
각종 먹거리 고발 프로그램이나 건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프로그램에서는 식품전문가라는 출연진이나 의료인 모두가 첨가물, 설탕, 정제염 등에 대해서 근거 없이 무조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에서 소비자들이 ‘무첨가’를 선호하게 되자 기업에서도 각종 제품에 ‘무’, ‘프리(FREE)', '제로(ZERO)' 등을 표시하고 있다.
무첨가 마케팅의 시작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조미료의 원료인 'MSG(L-클루탐산일나트륨)'이었다. 특정 업체 간의 비방 마케팅으로 시작됐지만 그것이 마치 진실처럼 소비자들에게 오도되어 수십 년간 지속되다가 최근에야 수정됐다.
이를 계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무첨가’ 마케팅에 대해서 각종 표시 제도를 정비하게 됐다. 기업에서는 여전히 MSG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피하기 위해 HVP(식품단백질 가수분해물)이라는 실제는 거의 동일하지만 용도나 명칭이 다른 물질을 식품에 사용하면서 최근 꼼수 논란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과 그에 따른 '식품 등의 표시기준' 고시에서는 소비자가 오인·혼동하는 표시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무첨가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나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오히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무설탕', '글루텐 프리' 등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광고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6년 4월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품표시법 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더욱 적극적으로 잘못된 식품 표시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 법안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관련 지식의 홍보나 교육을 의무화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식품위생법, 축산물위생관리법,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등에 흩어져 있는 표시제도에 대한 각종 규정 들을 일원화하여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보다는 업계의 정직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마케팅이 더욱 절실하다. 일시적인 매출 증대를 위해서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여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목적이 영리추구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이익이 소비자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를 왕으로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동반자로 생각하는 식품기업들이 점차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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