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출판사 대표'에서 국회의원으로…소병훈의 '어린이책' 소신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5.05 03:22

'산하' 대표 소병훈 당선인(더민주당·경기도 광주 갑) "한 나라의 지식인프라 출판은 모든 산업의 기간 "

소병훈 20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30년 넘게 어린이책을 출판한 도서출판 산하의 대표기도 하다. 그는 "30년 넘게 단행본 출간해 온 사람이 국회에 입성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여당 텃밭에서 60년 만에 당선된 야당 정치인. 지난 4·13 총선에서 경기도 광주 갑에 당선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다. 2007년 대선 때 정동영 당시 후보의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을 지내긴 했지만, 직업 정치인은 아니다. 오히려 어린이 서적 전문출판사 ‘도서출판 산하’ 대표로 통한다.

그는 1983년 도서출판 이삭을 설립했으나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기관지를 냈다는 이유로 출판등록이 취소당했다. 이후 1986년 도서출판 산하를 설립, 30년을 어린이·인문사회 분야 출판사업에 종사했다.

경기도 광주의 사무실에서 만난 소 당선인은 “30년 넘게 단행본을 출간해 온 사람이 국회에 입성한 것은 처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990년도부터 출간된 ‘산하 어린이 시리즈’는 국내 창작동화의 시대를 새롭게 연 시리즈로 평가받는다. 당시 산하의 아동문학 기획팀에는 작가 이오덕, 윤기현, 이현주 목사, 아동도서 운동가 조월례 교수 등 아동문학계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함께했다. 권정생 작가도 돕는 형태로 함께 했다.

어린이 책에 뛰어들기로 한 동기는 단순했다. “우리 딸이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딸이 1988년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학교에서 과제물로 받아온 책들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엉망진창이었죠. 선생님들도 책 선정 기준을 잘 모르더라고요. 알고 보니 일부 학부모가 중간에서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았어요. (명색이) 아빠가 책 만드는 사람인데 안 되겠다 싶었죠. 우리 애들한테 좋은 책 1~2권이라도 만들고자 시작했죠.”

‘전집’ 형태가 전부였던 어린이 책 시장도 바꿔보고 싶었다. 그는 “어린이 책 한 권을 사려면 수 십만 원을 내야 했는데 저희가 처음 낸 단행본은 2500원이었다”며 “그 정도 금액만으로도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림책 삽화도 처음으로 회화 전공자들에게 의뢰했다. 삽화로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병훈 당선인은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소신을 밝혔다.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산하 어린이 시리즈’ 7번으로 전태일 이야기를 냈죠. 분신 이야기를 어린이 책에 싣는 것에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죠. 진보적인 작가 그룹 조차도요. 하지만 꿈과 희망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세상을 알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설사 유명하진 않더라도 그 시대에 상당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이에 맞게 전달해주자는 소신이 있었죠. 결국 위기철 작가가 기획을 맡아 출간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획일적인 교육의 틀에 있지 말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소 당선인은 20대 국회에 입성하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광주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국토교통위원회를 생각했지만, 교육, 출판 분야의 경력을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대선을 앞두고 당내 출판·문화 관련 직능조직도 구성하고 싶다.

소 당선인은 출판산업이 “모든 산업의 기간 산업”이라고 강조한다. 한 나라의 지식 인프라를 만드는 콘텐츠 산업이기 때문이다.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출판이 머릿속에 떠난 날은 없어요. (국회의원·당선인 중에) 출판 현실 문제는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자부를 하죠. 다만 정치인으로서는 조심스러워야죠. 출판 관련 정책을 신중하게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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