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그룹보다 오랜 60년사 편찬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05.03 03:30

롯데그룹, 2017년 설립 50주년 맞는 것보다 역사 길어…'하드' 원조지만 매출 절반은 '마가린'

'하드'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은 대개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는 실은 특정 브랜드의 상표명이다. 1962년 출시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량생산 아이스바, '삼강하드'가 어원이다.

이전까지 색소와 설탕 또는 사카린을 탄 물을 얼린 불량식품 '아이스께끼'만 존재했던 빙과시장에 나타난 삼강하드는 혁명과도 같았다. 때마침 같은 해 식품위생법이 시행되면서 불량식품 '아이스께끼' 대신 삼강하드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나갔다. 원조로서의 시장 선점효과, 높은 점유율은 급기야 '아이스 바=하드'라는 등식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하드'라는 단어의 유래다. 삼강하드의 제조사는 옛 롯데삼강, 현재의 롯데푸드다.

'하드'의 원조, 롯데푸드가 기업 역사를 보전하기 위한 첫 사사제작에 돌입했다. 2018년 선보일 롯데푸드 60년사가 그것이다.

2013년 사명을 롯데삼강에서 롯데푸드로 변경하면서 다소 낯선 이름이 됐지만, 롯데푸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종합식품기업이다. 과거 60년사를 돌아보고 이를 계기로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향후 60년에 대비하기 위해 사사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통합 방침에 따라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만큼 조직의 통합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롯데푸드는 과거 롯데삼강이 2011년 파스퇴르유업, 2012년 웰가와 롯데후레쉬델리카, 2013년 롯데햄을 차례로 흡수 합병해 탄생했다.

따라서 통상 사사 제작에 1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롯데푸드는 제작기간을 넉넉하게 2년으로 잡고 올해부터 편찬 작업을 시작한다. 여러 회사의 사료를 모집해야 해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을 고려해서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를 준비 중인 롯데그룹보다 계열사인 롯데푸드 역사가 10년 더 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합병을 통해 성장한 만큼 기업 근간은 롯데삼강에 두고 있다. 롯데삼강으로 따지면 기업 설립연도는 1958년이다. 현재 롯데푸드의 연 매출은 1조7000억원 규모(2015년 기준)로 합병 전 1조원(2012년) 규모에서 크게 성장했다.


롯데푸드의 전신은 1958년 마가린 제조업체로 출발한 일동산업이다. 일동산업은 이듬해인 1959년 삼강유지화학으로 이름을 바꾼 후 1962년 삼강하드를 탄생시켰다.

삼강하드는 국내 최초로 위생화된 공장 설비에서 대량생산된 빙과 제품이다. 당시 삼강하드의 판매가격은 5원으로 전해진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현재 약 700원 수준. 사카린을 탄 아이스께끼 맛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에게 우유맛 아이스바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낮은 가격이 아님에도 불티나게 팔려 하드가 채 얼기도 전에 장사꾼들이 줄을 서서 사갔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처음 5원이었던 가격은 1970년대에 이르러 10원에서 20원으로 올라섰다. 복고 열풍 속 2005년과 2015년 깜짝 부활했지만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다.

1976년에 선보인 '쮸쮸바'도 상품명이 보통 명사화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판매 중인 '아맛나'는 1972년 생산된 제품으로 아이스바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이처럼 '하드'로 친근한 기업이지만 매출의 40%는 마가린 등 유지식품에서 발생한다. 종합식품기업답게 B2B(기업간 거래) 매출도 절반 가량이다. 여러 기업이 합쳐졌지만 M&A에 따른 후유증은 없다. 롯데푸드는 기업 사보 명칭도 '하모니'로 짓고 각 사업 간 통합시너지를 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2018년 발간될 사사에는 이 같은 내용이 두루 담길 예정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롯데푸드는 그룹보다도 오랜 역사를 가진 롯데를 대표하는 종합식품기업"이라며 "사사 편찬이 오랜 역사를 되짚어보고 통합기업으로서 앞으로 60년을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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