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 교실에서는 수업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진로 체험 활동의 참여가 권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교육기부를 통한 외부 사설업체·비영리단체의 수업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29일 교육기부 관련 비영리단체·사설업체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올해 교육기부 신청 수요가 증가한 추세다.
미술치료 관련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A협회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교가 20% 정도 증가했다"며 "자유학기제 등의 영향으로 진로체험을 하고자하는 학생, 학부모의 신청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진로체험처 매칭사이트 '꿈길', 창의체험활동 지원사이트 '크레존' 등을 운영해 자유학기제 기간에 활용할 수 있는 진로체험처를 안내하고 있다.
크레존의 경우 과학기술, 인문사회, 예체능 등 7개 분야에 걸쳐 약 7600여곳의 진로직업체험 기관이 등록돼 있다. 각 체험마다 프로그램 내용, 체험 제공 기관이 명시돼있어 확인 후 신청이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유학기제 예산으로 학교 규모와 학생 수 등을 고려해 한 학교당 2000만원 내외를 지원하고 있다"며 "체험 기회가 적은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우수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학교 현장과 직접 매칭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외부 기관의 교육기부를 통해 다양한 체험기회를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서울 D중학교 교사는 "사물인터넷이 무엇인지 영상은 많이 봤지만, 로봇을 직접 작동해보면서 경험을 통해 원리를 실제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진로체험에 다수의 학생이 참여하다 보니 직접적인 체험 보다는 눈으로만 보는 '수박 겉핥기식' 체험이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울 S중학교 교사는 "작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20명씩 대규모로 체험을 가면 5명씩 짝을 지어도 한 명밖에 체험을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며 "직업체험으로 간 건데 나머지 학생들은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싶어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거나 교육 내용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도 W중학교 교사는 "공문을 통해 안내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의 경우 개별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발송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며 "어떻게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을지 많은 양의 공문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민간기관, 공공기관, 대학에 진로체험 기관으로 참여해 줄 것을 독려하고,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해 '진로체험기관 인증제'를 도입해 우수 기관을 인증하고 있다"며 "올해 3월부터 꿈길 사이트에 민원센터를 마련해 질 낮은 교육기부 체험처는 신고할 수 있게 했고, 교사 만족도 기능을 도입해 만족도가 높지 않은 기관은 사용자가 이용 안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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