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기자는 오후 내내 속이 울렁거렸다. C기자는 입이 자주 말랐고 살짝 들뜨는 기분마저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들었지만 저녁 시간까지 형언할 수 없는 스누피 우유의 기운은 계속되었다. 그래도 저녁을 먹고 나니 한결 나아졌다. 그러나 그날 밤, 카페인에 약한 A기자는 평소보다 3시간이나 늦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학창시절 시험 기간에 에너지음료를 즐겨 마셨다는 B기자는 스누피 커피우유가 에너지음료보다 강력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각종 SNS에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 우유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한 판매점에서는 우유를 광고하며 '스누피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발 자게 해주세요'라는 문구를 내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자는 다른 커피 우유도 궁금해졌다.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커피 우유 네 종류를 비교해보기로 했다.
GS25 광화문점 기준으로 가격은 각각 '유어스 스누피 더 진한 커피 담은 커피우유' 1200원·'서울우유 커피맛' 900원·'매일 우유속에 카라멜 마끼아또' 1500원·'남양 커피에몽' 1000원. (이하 스누피, 커피맛, 우유속에, 커피에몽)
색과 맛은 다르지만 네 종류의 커피우유는 모두 커피성분이 포함된 고카페인 음료로 분류된다. 그러나 성분분석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같은 고카페인 커피우유라도 제품별로 차이가 있었다. 우선 커피 맛의 정체가 '커피 분말'이냐 '커피 추출액'이냐로 나뉘었다.
4개의 커피 우유 중 커피 분말을 사용한 우유는 스누피와 커피맛. 우유속에와 커피에몽에는 커피 추출액이 함유돼 있었다.
그러나 이 차이가 카페인 함량의 차이를 만든 것 같지는 않았다. 카페인 함량은 200mL기준 스누피 약 94mg-커피에몽 68mg-커피맛 43mg-우유속에 약 54mg-커피맛 43mg 수준이었기 때문.
가장 많은 카페인을 함유한 스누피 커피우유 관계자는 "'더 진한'이라는 제품 콘셉트 상 커피 분말을 두 배 정도 썼다"며 "커피 분말과 추출액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스누피 커피우유 효과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포함 성분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생겼다. 실제로 스누피 커피우유와 커피에몽에는 다른 우유에는 함유되지 않은 '덱스트린'과 '수크랄로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기자는 전문가에게 이 성분에 대해 물었다. 황금택 교수(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는 스누피 커피우유에 포함되어 있는 말토덱스트린에 대해 묻자 "식품에 첨가할 수 있는 성분"이며 "전분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수크랄로스에 대해 묻자 황 교수는 "같은 양의 설탕보다 최대 1000배 단 특성이 있는 성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FDA의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에서 독성이 발견되었다는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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