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인하폭 10년만에 최대…中 경제 어디로?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 2016.04.29 15:25

인민은행 환율 0.56% 내려…통화량 팽창 자제로 위안화 강세 기속될 듯, 수출·증시 '먹구름'



위안화 환율이 큰 폭 하락하며 중국 경제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29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중간가격을 6.4589위안으로 고시해 환율이 전일대비 0.56% 내렸다. 전날 위안화 환율은 6.4954위안이었다.

인민은행의 이번 환율 인하(평가절상)는 2005년 7월 22일 이후 10년 9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다. 당시 인민은행은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 대신 관리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며 환율을 2.01%를 내린 바 있다. 결국 이날 환율 인하폭은 변동환율제 도입 이래 가장 큰 셈이다.

위안화 환율이 하루 만에 급변한 것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달러는 약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때마침 일본 중앙은행도 추가 양적완화를 하지 않은 채 기준 금리를 -0.1%로 유지하며 달러는 더욱 약세를 보였다.

◇위안화 환율, 당분간 하락세 예상

하지만 위안화 환율이 앞으로도 하락 쪽으로 급변할 지는 미지수다. 중국증권망은 “단기간에는 위안화 환율이 하락 압박을 크게 받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환율은 안정적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환 투기 세력이 원하는 극단적인 위안화 약세 방향으로는 치닫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인민은행이 통화 팽창 정책을 거둬들이고 있어 위안화 환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인민은행은 지난해에는 다섯 차례 금리 인하와 네 차례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2월말 지급준비율을 한 차례 낮췄을 뿐 적극적으로 유동성 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나마 공개시장조작도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같은 단기 처방 위주다.

궈진증권 판지에 채권분석가는 “현재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낮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7일물 역RP가 거의 매일 큰 금액으로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시중 자금은 갈수록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유동성 축소는 위안화를 강세로 만들어 환율 인하 배경이 된다.

◇유동성 축소 분위기, 증시에도 악영향

인민은행이 통화 확대 정책 대신 리스크 대비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민은행 마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인민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은 통화 팽창에 따른 리스크를 대비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며 “특히 기업들의 레버리지 비율이 크게 높아졌고, 물가와 부동산가격도 오르고 있어 통화 확대 정책에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환율 하락과 통화 축소가 맞물리는 것은 중국 증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날 상하이증시는 급격한 환율 하락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증시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야 유리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은 장담하기 어렵다. 단기간의 환율 급락은 외국인 매도를 부추겨 증시 하락을 부를 수도 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결국 기업 실적에도 좋지 않다. 도이치뱅크 관계자는 “중국 기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다 과잉 생산업종의 구조조정도 대기하고 있어 중국 경제는 리스크가 많은 편”이라며 “A증시 투자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중국 자금 흐름이 부동산시장이나 상품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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