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하락' 삼성물산만 어닝쇼크..왜?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6.04.28 16:14

보수적 회계처리..해외플랜트 손실에 국내사업 개선 수혜 없어

삼성물산이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데 대해 시장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의 경우 예상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반면 삼성물산만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하면서 보수적인 비용 반영으로 건설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회계 투명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28일 삼성물산은 전일대비 1.5% 하락한 1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2.9% 하락한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GS건설, 현대산업, 현대건설 등 다른 주요 건설사들이 2~6% 오른데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앞서 전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영향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4348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영업이익 790억원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해외 플랜트에서의 손실을 선반영한 영향이 컸다. 삼성물산 측은 총 25개 프로젝트에서 3600억원의 공사비용을 손실로 선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1분기부터 적용되는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에 맞춰 보수적인 비용 처리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는 등 어닝쇼크에 즉각 반응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속 적자로 투자자의 신뢰도와 주가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에도 빅배쓰(일시적 손실반영)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적자로 해외플랜트 부문의 불확실성은 제거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윤 연구원은 "1분기가 잠재 손실의 마지막 반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다른 건설사들에 대한 실적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회계지침 강화에도 불구하고 다른 건설사 1분기 실적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는데 삼성물산이 손실을 선반영함에 따라 나머지 건설사 회계처리에 대한 의구심이 남게 됐다"며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GS건설, 현대건설 등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다른 건설주의 경우에도 해외플랜트 부문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주택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의 경우 900억원, GS건설은 1340억원의 해외 손실이 발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은 합병 전후 국내 주택사업 부문을 크게 축소하면서 지난해 분양 호조 등의 국내 사업 개선 수혜를 거의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는 건설부문 성장성을 찾기 어려운데다 사실상 수익추정이 어렵다며 2분기 건설부문 이익을 0원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물산이 합병 이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사업부 조정이나 계열사 매각 등의 이벤트에 대한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관련 계열사 상장 이슈 등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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