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격랑 조선업계..."살아남는 자가 이긴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6.04.29 06:35

구조조정 시기 지난후 전세계 업황 반전시 물량 독식 가능


금융당국발 조선산업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각 조선업체들이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조선 발주가 자취를 감춘 이른바 '고난의 시기'가 지나고 업황이 살아나면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이 나오는 일감을 독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8일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의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량은 2759만CGT(가치환산톤수)로 중국에 이은 세계 2위다. 단일조선소 기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782만7000CGT,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450만6000CGT,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439만9000CGT 는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빅3 주요 조선소 외에도 현대삼호중공업 341만5000CGT(4위), 현대미포조선 237만5000CGT(6위),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132만9000CGT(16위),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130만4000CGT(17위),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110만7000CGT(21위) 등 국내 업체들이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12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년 반 이상 조업을 지속할 수 있는 일감이 남아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연장근로 및 휴일근무 금지나,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물량 이관 등은 모두 일감 줄어드는 속도를 늦춰보겠다는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체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은, 업계 구조조정이 끝난 뒤 생존할 경우 과실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상 상선부문 신조선 발주는 해운 경기가 살아난 뒤 2~3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조선업계에서는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등 글로벌 초대형 선사들이 선대 재편을 마치면, 늦어도 2020년까지는 신조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등 건조에 있어서 중국 및 일본과 상당한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출혈 저가수주 경쟁을 통해 손실을 입으며 원가를 최대한 낮추는 노하우도 익혔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한국 조선업체들이 짓는 선박의 수익성이 가장 좋다"며 "발주 시장만 살아나면 전세계 물량이 한국 도크에 먼저 차고, 나머지 국가의 도크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역시 마찬가지다. 경험 부족 상태에서 각종 공사를 마구잡이로 수주했던 빅3가 수조원의 손실을 입으며 쌓은 경험이 기술로 남았다. 저유가 지속에 따라 발주가 끊겼지만, 유가 상승에 따라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재개하면, 전세계 해양플랜트 물량을 빅3가 독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시점에 대해 유가가 1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넘어가는 시점을 지목하고 있다.

문제는 그때까지 버틸수 있느냐다. 2014~2015년 10조원 가까운 손실을 본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당국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기다리고 있다. 대규모 인원감축과 유동자산 매각에도 역부족이다. 빅3 중 1곳을 정리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해, 중소형 조선사들 대부분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선업체들 입장에서는 발주 시장이 살아날 때까지 무한정 자금 지원을 받으며 버티고 싶겠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문 닫는 도크가 생길 경우 전체 한국 조선업 생산능력은 줄어들겠지만 살아남은 업체들은 글로벌 발주가 살아나면 그 혜택을 거의 경쟁 없이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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