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NS쇼핑, 3천억 들여 2.4조 파이시티 산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6.04.27 13:28

자회사 엔바이콘 설립, 수도권 최대 복합물류·R&D기지 건립키로…국민은행 등 1500억 금융지원

하림그룹의 상장 계열사 엔에스(NS)쇼핑이 강남 요충지로 평가되는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인수한다.

NS쇼핑은 자체자금 3000억원과 은행 지원금 약 1500억원을 들여 사업비 2조4000억원 수준의 대형 프로젝트를 반값에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홈쇼핑 계열사 NS쇼핑을 통해 파이시티 부지 인수를 협의 중으로 총 4525억원에 인수계약을 금명간 맺을 계획이다. 1조원 이상을 호가하던 금싸라기 땅이 9차례 유찰을 거쳐 절반 이하 가격에 하림그룹의 품으로 사실상 낙찰된 셈이다.
↑ 파이시티 조감도

파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비 2조4000원을 들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자리에 복합유통업무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백화점과 오피스, 복합물류시설 등을 9만6000㎡(약 2만7000평) 부지에 개발하는 강남권 초대형 부동산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파이시티라는 이름으로 2004년 성우종합건설과 대우차판매를 시공사로 선정해 시작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두 회사가 쓰러지면서 2010년 사업도 좌초했다. 시행사에 돈을 대준 채권단은 2012년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다시 선정해 사업을 추진했으나 각종 인허가 비리 의혹과 자금난에 정치권 수뢰혐의가 겹치면서 다시 무산되고 말았다.

채권단은 파이시티 매각 수탁사인 무궁화신탁을 통해 최근 몇 년 간 공매방식으로 이 프로젝트의 새 사업자를 찾아왔다. 그러나 올해 1월까지 9차례나 거래가 유찰되면서 가격은 최초 공매가인 9864억원에 비해 반토막난 4525억원까치 추락했다. 채권단은 공매 방식이 실패하자 9차 공매의 최저입찰가인 4525억원을 기준으로 수의계약 방식의 매각에 나섰고 이 가격에 하림그룹의 NS쇼핑이 응하면서 구속력 있는 배타적 협상이 전개됐다.


↑ 파이시티 양재동 개발부지
대주단은 이 사업에 약 90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해주어서 부실여신에 의한 충당금을 쌓은 상태다. 이번에 NS쇼핑이 대금을 납입해 사업자가 되면 충당금의 절반 가량이 환입된다. 국민은행 등 채권단은 NS쇼핑에 약 1500억원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지원해줄 것으로 보인다.

NS쇼핑은 파이시티 인수를 위해 자회사 엔바이콘을 설립하고 지난 11일 500억원의 자금을 투자(유상증자)했다. 엔바이콘은 복합물류지역을 통해 사업다각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NS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1948억원 수준이고 단기 금융상품 30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비유동자산 2096억원을 포함해 NS쇼핑이 가용한 자금은 2000억~3000억원 가량으로 보인다. 파이시티 채권단의 지원이 더해지면 4525억원의 인수금을 조달하는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NS쇼핑은 2001년 식품 전문 TV홈쇼핑 사업을 시작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4064억원의 매출액과 8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서 공모주 청약자금 5조원(237대 1)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23만원)를 계속 밑돌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는 17만5000원에 그쳤다.

NS쇼핑은 우량 회사이지만 성장 모멘텀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한계를 파이시티 투자를 통해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시티를 복합물류중심으로 일구어 수도권 4시간 이내의 신선식품 배송 전진기지를 만들고 하림그룹 전체의 R&D(연구개발) 센터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하림그룹은 육계 농가에서 시작했지만 육우와 돼지 사업으로 확장한 이후 사료 수급으로 덩치를 비약적으로 늘렸다. 지난해엔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해 그룹 자산을 10조원 이상으로 늘려 올해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하림은 올해 말 논현동 신사옥으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여기에 파이시티 개발을 통해 수도권 최대 물류 및 R&D 센터를 보유한 식품유통 물류 종합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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