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얽힌 어버이연합 '관제데모' 의혹…檢 수사 주목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16.04.26 16:07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입장발표 기자회견 '진실은 이것입니다'에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보수성향 시민단체 어버이연합이 청와대 지시로 이른바 '관제집회'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어버이연합과 정·재계 사이의 연관고리를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어버이연합 게이트' 靑·정·재계 연루 의혹…국정원 가담 정황도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청와대 측 지시를 받고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버이연합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으로부터 5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어버이연합은 청와대 허현준 행정관으로부터 문자메시지로 지시를 받아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허 행정관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운동을 하면서 정부를 비판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을 '종북세력'으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어버이연합은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면서 다른 보수성향 시민단체들과 연합해 왔다. 어버이연합은 지난해 '교육부 국정교과서 TF' 의혹 당시 TF 사무실로 지목된 서울 국립국제교육원에 난입해 기습집회를 열고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당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들도 가담했는데, 이들은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어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관제데모를 연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19대 대선 때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선거에 개입한 전력이 있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배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시철)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 우파단체를 지원하고 지도하는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직원 업무를 보면 국정원은 보수언론 매체를 통한 여론조성 활동 등을 광범위하게 펼쳤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제데모' 연관고리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와 청와대, 정·재계를 둘러싼 관제데모 논란은 검찰 수사에서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1일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가 검찰에서 밝혀져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청년단체 '2030정치공동체 청년하다'도 26일 허 행정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에서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와 정·재계는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관련자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위안부' 관련 집회를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고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 역시 청와대와 협의 하에 집회를 열었을 뿐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다만 사건의 한 축인 전경련은 현재까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추 사무총장 역시 전경련으로부터 받은 5억원의 용처 등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관제데모 논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반대를 위한 관제데모를 지원하라는 취지로 세금 5억원을 25개 구청에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와 한나라당은 "자율요일제 추진과 추계 문화행사를 위해 5000만원씩 지원한 것으로 행정수도 이전과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3. 3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4. 4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
  5. 5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