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지자체 역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지만 여전히 획기적인 주거여건 개선안은 없다. 이런 가운데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주거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며 뭉쳤다. 같은 처지에 있는 청년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고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어 직접 찾아가봤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으로 이름 붙여진 이 단체는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한 임대주택 모집공고를 내고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어느덧 4번째 '달팽이집' 프로젝트다.
'달팽이집'은 대학생 등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모아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임대, 조합원을 비롯한 청년들에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2014년 7월 남가좌동에 위치한 두 채의 주택을 5명의 청년에게 처음으로 공급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번에 공급되는 '새절역 달팽이집'은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응암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명지대학교와 1.5km 정도 떨어져 있고 주변에 신사근린공원 등 거주 여건이 좋은 편이다. 게다가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에서 새롭게 리모델링해 새 집처럼 꾸몄다.
공급물량은 2층 남성 3인실과 1인실 4개, 3층 여성 2인실 2개와 1인실 2개로 총 13명이 거주할 수 있다. 주방과 화장실, 커뮤니티공간 등은 공용으로 사용한다. 옥상을 개조해 텃밭을 조성, 직접 작물을 재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남성 3인실과 여성 2인실의 임대료는 보증금 67만원에 월 26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주변에 위치한 원룸 등이 월 60~70만원에 거래되는 것 치고는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어 인기다.
특히 집주인이 져야 하는 공실리스크, 관리비, 중개수수료 등의 부담을 조합이 책임지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대할 수 있다는 게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의 설명이다.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집주인도 공실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세입자를 구할 수 있어 좋고 청년들은 저렴한 가격에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어 좋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세가 올라서 쫓겨날 위험 부담도 없다"고 강조했다.
단 입주자격은 만 39세 이하의 청년이며 일정액 이상 출자금을 납부한 조합원이 우선 공급대상이 된다. 출자금은 3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다양하다. 임대료가 부담이 되는 사람에게는 월 5만원씩 임대료를 지원하는 '달팽이성장지원금'도 운영하고 있다.
달팽이집에 직접 거주한 김솔아 씨는 "대학에 와서 두 명이 바닥에 요를 깔고 누우면 공간이 꽉 차는 그런 방에서 5년을 하숙으로 보냈다"며 "그마저도 월세를 올린다는 말에 내쫓기듯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달팽이집에 입주하면서 살고 싶을 때까지 살 수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안전망이 되고 그래서 집의 안과 밖이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다"며 "모든 청년들이 보다 집 다운 집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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