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한폭탄 심뇌혈관질환 하루면 치료 끝낸다

뉴스1 제공  | 2016.04.22 12:05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하이브리드 시술·수술 선도
의사들 협력해 환자 진료하는 통합진료 시스템 구축·운영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검사부터 시술과 수술이 하루 만에 가능한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News1
인구 고령화로 가장 우려되는 질환 중 하나가 심장·뇌·혈관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르거나 신체 기능을 상실하는 무서운 후유증을 겪는다.

검사부터 수술에 이르는 모든 진료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이 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2개 이상의 진료과 의료진이 논의해 환자를 치료하는 협진 시스템도 중요한 치료 경쟁력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2년 전 국내 최초로 심장과 뇌혈관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심뇌혈관센터 문을 열어 높은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

의료진 24시간 대기…협진진료 시스템 가동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는 온몸의 혈관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곳으로 순환기내과와 혈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전문 의료진이 상주해 환자를 치료한다.

환자가 센터를 방문해 검사부터 시술, 수술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하루에 끝낼 수 있는 원스톱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병원은 흩어졌던 진료과를 모아 본관 2층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중증 환자를 위해 충분한 병상도 확보했다.

심혈관중환자실 18병상을 시작으로 심혈관질환 전용병동 44병상, 뇌졸중 집중치료실 4병상, 신경계중환자실 19병상, 신경외과 병동 61병상을 가동하고 있다. 심뇌혈관센터 산하에 심혈관센터와 뇌혈관센터, 대동맥·말초혈관센터를 뒀다.

심혈관센터는 관상동맥질환팀과 부정맥팀, 심장영상·판막질환팀, 심부전·심장 이식팀, 선천성 심질환팀으로 구성돼 전문 의료진을 배치했다. 뇌혈관센터는 뇌졸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부터 재활까지 담당하는 뇌졸중 중재·수술·시술팀, 뇌졸중 집중치료팀, 뇌졸중 평가·예방교육팀, 뇌졸중 재활팀을 운영하고 있다.

대동맥·말초혈관질환센터는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해 응급환자를 진료한다. 의료진은 대동맥질환팀과 말초혈관질환팀, 당뇨족클리닉 세 팀으로 구분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동맥박리·대동맥류 환자를 신속히 치료한다.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하는 뇌-부정맥 환자를 통합으로 진료하고 판막질환 클리닉에서는 순환기내과와 흉부외과 의료진이 동시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뇌혈관 진료 히든카드 하이브리드 수술실

뇌혈관 질환은 신속한 진료와 고도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생명이다. 촌각을 다투는 진료현장을 책임지는 곳이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하이브리드 수술실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뇌동맥 일부가 손상된 뇌동맥류나 뇌혈관 환자를 진료 처음부터 전신 마취하고 검사를 시행한다.

환자를 다른 수술실로 옮기지 않고 곧바로 코일 색전술이나 뇌 수술을 하도록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 수술 후에 혈관조영술로 치료 결과를 확인하도록 했다.

신용삼 병원 심뇌혈관센터장(신경외과)은 "하이브리드 수술은 자동차가 석유 대신 전기를 이용하면 자원과 환경을 동시에 아끼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에게 스텐트 삽입술과 수술을 병행하면 내·외과적 치료 효과를 동시에 높여 회복이 빨라지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혈관조영장치와 수술실을 갖춰 증상이 복잡한 뇌혈관 환자에게 혈관을 막는 색전술과 뇌를 노출시킨 상태로 치료하는 개두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신 센터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의료진이 환자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있는 모든 고난도 혈관수술을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하이브리드 수술실 모습./© News1

심장혈관 치료 두각…대동맥·다리동맥 질환도 원스톱 치료

하이브리드 치료법은 심장혈관 치료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승기배 서울성모병원장 겸 여의도성모병원장(순환기내과)는 지난 2012년 심장병인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 2명을 대상으로 고난도 수술(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을 집도했다.

넓적다리 혈관을 통해 인공대동맥판막을 좁아진 대동맥판막까지 넣은 후 풍선으로 확장시켜 작동하게 만드는 새로운 치료법이다. 예전에는 환자를 전신 마취한 후 메스로 피부를 자르고 수술하는 판막교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나이가 많은 환자는 부작용과 합병증 위험에 시달렸다.

이 치료법은 유럽에서 98%의 시술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환자 30일과 1년 사망률이 각각 7%, 20% 수준에 불과하다. 후유증을 크게 줄였는데도 치료 성적은 기존 치료법과 거의 차이가 없다.

장기육 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데다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앓는 특징을 보인다"며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노인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치료법은 대동맥과 다리동맥 질환에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동맥 질환은 수술 사망률이 높고 회복이 더뎌 환자들 고통이 큰 편이다. 환자 몸에 대동맥 그물망을 넣고 수술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법이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혈관 수술 범위를 줄이고 입원기간이 줄기 때문이다.

다리동맥 질환은 다리부종과 통증을 동반한 허혈성 혈관 질환이 대표적이다. 당뇨병성 합병증인 당뇨발과 동맥벽이 두꺼워지고 굳어져서 탄력을 잃는 동맥경화성 질환은 발이 썩는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 동맥 질환으로 꼽힌다.

다리동맥 질환은 수술과 혈관 안을 치료하지만 이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국내에 많지 않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이런 불편을 해결했다.

방사선 노출량 80% 줄인 혈관조영기 운영

복부대동맥파열, 급성허혈성질환 등도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치료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센터는 방사선 노출량을 최대 80%까지 낮추고 영상 품질을 높인 심혈관조영 촬영장치 '알루라클래러티(AlluraClarity)'를 도입했다.

혈관 구조를 3D로 구현하는 베셀게이터와 수술 중 바로 초음파 영상을 융합해 심장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에코네비게이터, 뇌동맥류에서 혈류량과 방향 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주는 에뉴리즘플로 장치도 가동 중이다.

신용삼 심뇌혈관센터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의료진 간의 통합진료와 팀워크가 생명"이라며 "시설과 장비,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고령화로 인해 심뇌혈관 질환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신속하고 정교한 시술과 수술을 제공해야 환자가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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