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의 틱, 택, 톡] 넥센처럼, 염경엽처럼

스타뉴스 김재동 기자 | 2016.04.23 09:00
넥센 염경엽감독은 경기중에 자리에 앉질 않는다. 선수들이 땀흘려 뛰고있기 때문이란다.


지난 3월 28일 ‘2016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가 열렸다. 이날 넥센 염경엽감독은 약간 상기된 채 “최근 3년과 달리 꼴찌 후보가 됐다. 근데 안 보이는 전력을 빼고 평가를 하신 것 같다. 어느해보다 우리 팀의 호흡과 열정은 단단하고 크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주역 넥센은 그렇게 꼴찌 후보로 낙인찍힌채 시즌에 들어갔다. 외부에서 넥센을 그렇게 평가하는덴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박병호, 벤헤켄, 손승락, 유한준이 이적하고 한현희 조상우가 수술에 들어가는 등 투타의 핵심전력에 구멍이 뻥 뚫렸으니 당연한 평가일 수 있다.

대충 산술적으로 2015시즌과 비교해봐도 마운드에선 앤디 밴헤켄의 15승과 조상우의 8승 5세이브 19홀드, 손승락의 4승 23세이브, 한현희의 11승 10세이브가 빠졌고, 타격에선 박병호의 181안타 53홈런 146타점과, 유한준의 188안타 23홈런 116타점의 공백이 생긴셈였으니 ‘꼴찌 후보’란 평가가 마냥 박하기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17경기를 치른 21일 현재 넥센은 8승1무8패 승률 .500으로 선두 두산에 3.5게임차 뒤진 5위에 랭크돼있다. 1-9로 패한 20일 경기 이전엔 3위였다. 상위권에서 오락가락중이다. 전체 144경기중 1할을 갓 넘긴 초반이지만 ‘꼴찌후보’다운 몰락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강정호가 빠져나갔을 때 기대주 고종욱 김하성이 그 공백을 메꾸더니 올해 들어선 신재영이 3경기서 3승을 챙기고 김세현이 5세이브나 거두면서 마운드를 지키고 채태인 등이 가세한 타선 역시 마운드와 균형을 맞추고 있다. 새얼굴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며 ‘화수분 넥센’이란 별칭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넥센으로선 알토란 장사다. 강정호를 포스팅 비용 500만 2015달러(56억6천만원)에 피츠버그에 보낸이후 수입 지출을 살펴보면 박병호 포스팅비용 1285만달러(145억5천만원), 밴헤켄 이적료 30만달러 추정(3억 4천만원), 손승락 FA이적 보상금 15억9천만원(연봉 5억3천의 300%), 유한준 FA이적 보상금 8억4천만원(연봉 2억8천의 300%)에 2차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투수 김태형(LG), 배힘찬(KIA), 외야수 박헌도(롯데) 각 3억원씩 9억원 등을 대충 계산해보면 약 240여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지출은 FA 이택근 4년 35억원, 마정길 2년 6억2천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박병호 밴헤켄 손승락 유한준등의 연봉 세이브 분까지 감안하면 수익폭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남는 장사를 했는데도 전력이 유지되고 있으니 거의 야구판의 사기캐릭터란 느낌이 든다. 과연 염경엽 감독이 언급한 ‘보이지않는 힘’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지와 열정은 어떻게 획득된 것일까?

염감독은 각부문 코치들에게 스스로의 매뉴얼을 만들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렇게 만든 매뉴얼은 그라운드 현장을 거치면서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수정되고 개선된다. 그렇게 소통하고 연구하는 스태프를 확보했다. 선수들을 대하면서는 그들의 ‘자존심’을 우선순위에 둔다. 존중받는 느낌을 받은 선수들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감독은 안좋은 결과만 책임지면 된다”는 입버릇처럼 성과는 선수와 코치 구단에 돌리고 실패는 “감독이 못나서..”로 귀결짓는다.

덕아웃에서 염 감독은 항상 서있는다. 선수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뛰는데 감독이라고 앉아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고 “내가 감독하는 동안 앉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잘못된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감독과 소통하고 연구하는 코칭스태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선수들의 케미스트리가 나머지 9개 구단이 나름 객관적이라 내세운 ‘꼴찌 후보’란 전력분석을 ‘그냥 하기 쉬운 말’정도로 전락시키고 만 셈이다.

좋은 리더십에 좋은 팀워크다. 남은 시즌 넥센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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