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400주년, 그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되었나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4.23 03:28

[따끈따끈 새책] 스티븐 그린블랫 '세계를 향한 의지'…한 권에 담은 셰익스피어의 일생

"엉덩이란 라틴어를 쉽게 배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극작가가 태어난 배경은 이랬다. 당시의 한 교육 이론가가 내뱉었다는 위의 말처럼, 당시 소년들에게 라틴어의 학습은 맞아가면서까지 거쳐야 할 사춘기 진입 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가 태어난 1564년부터 사망한 400년 전까지, 엘리자베스 시대의 영국 사회는 당대의 문화적 수혜에 힘입어 화려한 웅변 능력과 필력이 세상을 휘어잡던 곳이었다. 서민들도 일상적으로 시를 쓰던 시대였던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그의 초기 소설 '사랑의 헛수고'에서 풍자한 대로, 학교에서는 가지에 매달린 사과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지칭할 때 "실로, 하늘, 천국, 곧 천당의 귓가에 걸린 보석처럼 매달려 있는 사과가 테라, 토양, 대지, 지구의 얼굴에 떨어진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언어를 갖고 노는 것이 놀이이자 교육이었던, 문화의 황금기에 태어난 한 천재는 훗날 커서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된다. 작품만이 남았을 뿐, 그를 이해할 단서가 많지 않았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인 그의 일생을 스티브 그린블랫이라는 하버드대 교수가 두꺼운 책 한 권에 담았다.


이 책으로 "오늘날 가장 중요한 셰익스피어 연구자"라는 찬사를 받으며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홀베르그상'을 수상한 그는, 책 '세계를 향한 의지'로 셰익스피어 다시보기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권한다. 마침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400년이 되는 오는 23일을 앞두고 책이 국내 출간됐다.

"인간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작품처럼 정교한 디테일과 세속적 경험을 자원으로 위대한 고전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설가 성석제의 추천사와 "이 책은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쓰기 전에 마주했던 그 불가해하고 모순적인 우주를 흥미롭게 재현한다"는 소설가 김연수의 추천사처럼, 독자는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이야기를 어쩌면 그의 작품보다 흥미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민음사 펴냄. 695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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